다시 '매' 띄운 미국 연준, 대출금리 슬금슬금 상승 무드

파월 연준 의장 "연내 금리인상 두번 더 가능"
긴축 기조→채권 금리 자극→대출금리 상승
"한은도 인상 고려, 대출금리 계속 오를수도"
  • 등록 2023-06-23 오후 5:29:17

    수정 2023-06-23 오후 5:29:17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은행의 대출 금리가 또다시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한층 거세진 데다 은행채 금리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금리 상승 흐름에 맞춰 당분간 대출금리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2일(현지시각) 상원 은행위원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 참석해 연내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하원에서도 “인플레이션을 2% 수준으로 낮추는 과정은 갈 길이 멀다”며 “올해 금리를 두 번 더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안이 재부상하면서 긴축 종료론에 제동이 걸려 당분간 대출금리도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한미 금리차, 외환변동성 상승 등으로 기준금리 인상 압박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 조성됐다는 이유에서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글로벌연구실 실장은 “미 연준 의원들의 적정 금리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표가 올라갔고 또 긴축에 대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한은은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에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더라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채권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지난 2월 당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연준이 긴축기조를 유지하자 은행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요 은행의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오른 바 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대출금리 지표로 은행채를 쓰고 있다.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발행액은 9조6200억원으로 전월대비 144.3% 증가했다.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 발행액을 대폭 늘리면 가격이 떨어지면서 은행채 금리는 덩달아 오른다. 22일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4.018%로 한달 만에 0.079% 상승했다.

최근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중은행에서 연 3%대 주담대는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3%대에서 4%대로 상승했고 상단은 6% 다시 중후반대로 올라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연준의 통화정책 자체가 채권금리에 변수로 작용한다”며 “연준이 숨 고르기차원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메시지는 강력했고 금리시장에 이런 흐름이 선반영돼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료=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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