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이 청년층 구직자를 대상으로 ‘고액·고수익’으로 접근해서 모집한 후 실제로는 현금 수거 책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해 4~12월 보이스피싱 피의자 연령대별 통계를 분석한 결과 피의자 총 2만2045명 중에 20대 이하가 9149명(41.5%), 30대가 4711명(21.4%)으로 전체의 63%에 달한다. 보이스피싱 피의자 10명 중 6명 이상이 2030세대 청년층인 셈이다.
| 2021년 4월∼12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의자 연령대별 통계 (자료=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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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나 음란물사이트는 물론 정상적인 구직사이트,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카페 등에도 글을 올리며 대개 건당 수십만 원 등 고액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청년 구직자를 혹하게 한다.
실제 피해 사례를 보면 △‘거래처 대금 회수’·‘채권추심업무’·‘대출금 회수’·‘판매대금 전달’ 등 현금을 수거하는 업무로 소개한다. 심지어 △‘단순 심부름’·‘택배’·‘사무보조’ 등으로 소개해 놓고, 실제로 접촉하면 “해당 업무가 끝났고, 대출금을 회수하라”라는 식으로 말을 바꾸기도 한다.
인터넷뱅킹 등 계좌이체가 편리한 지금 ‘현금’으로 대출금·거래처 대금 등을 지급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반하는 만큼, ‘현금 수거’ 업무는 애초부터 의심해 가담하지 않아야 하며, 오히려 경찰청·고용노동부 등에 즉시 신고해야 할 사안이다.
경찰청은 “한 번 범행에 가담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 공범이 되었다는 불안감 등으로 인해 빠져나오기 어려워지게 된다”며 “어떤 경우에도 아르바이트로 현금을 운반하지 않으며, ‘인간 대포통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대출을 위해서(내 구제 대출)·법인 자금 융통을 위해서라는 등 각종 이유를 대면서 ‘통장’과 ‘휴대전화’를 개설·개통해서 달라는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은 “대포통장·대포전화(유심)로 활용되면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됨은 물론 소액결제 등 재산상으로도 큰 손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통장과 휴대전화 양도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아르바이트 채용공고 사례(자료=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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