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 괴담이 휩쓸고 간 데 이어 이번엔 카카오톡 등 SNS를 중심으로 ‘러시아산 명태 괴담’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정부는 이제야 기지개를 켜는 수산물 소비가 ‘괴담’으로 인해 다시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1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카톡 메신저 등을 통해 러시아 어선 수십 척이 입어료를 내고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조업을 했으며, 어획물을 러시아로 운반해 우리나라, 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는 출처 불명의 루머가 돌고 있다.
카톡 메신저는 “알라스카에서 생선을 싣고 부산에 입항한 냉동운반선 선장의 얘기”라며 “러시아산 명태와 생태, 동태, 명란 등은 절대로 먹어서는 안된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는 동떨어진 괴담 수준의 얘기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실제로 러시아 어선은 러·일 어업협정에 따라 일본수역에서 특정어종을 대상으로 조업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일본 수역내 명태 쿼터가 없어 원천적으로 조업을 할 수 없다. 또, 정어리·고등어 등과 같이 조업 쿼터가 있는 경우에도 상호입어의 형태로 입어료는 내지 않는다.
게다가 알라스카에서 생산된 생선을 싣고 부산항에 입항하는 냉동운반선들은 대부분 일본 최북단 북해도(홋카이도) 북쪽 소야해협이나 남쪽 쓰가루해협을 이용한다. 거리가 먼 일본 동해(후쿠시마 앞바다)를 돌아서 항해 하는 일은 거의 없는 것이다.
조신희 해수부 원양산업과장은 “러시아는 세계에서 명태가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며, 한국· 일본 등에 입어료를 받고 조업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이런 정황상 러시아 어선들이 입어료를 내고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명태조업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또 “근거 없는 괴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겨울 추위가 한창인 지난 12월 16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의 한 황태덕장에서 명태를 거는 작업이 한창이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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