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사망 17세, 아질산염 검출…유족 "자살이라니 억울"

  • 등록 2020-10-27 오전 11:16:40

    수정 2020-10-27 오전 11:16:40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맞고 이틀 후 숨진 A(17)군 시신에서 아질산나트륨(아질산염)이 다량 검출됐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A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인 반면 유족 측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반발했다.

27일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인천 모 고등학교 3학년 A군 시신에서 치사량 이상의 아질산염이 검출됐다는 부검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아질산염은 흔히 육가공품의 발색제와 산화방지제로 쓰이지만 치사량(성인의 경우 4~6g) 이상 섭취할 경우 심각한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다.

국과수는 지난 18일 A군 시신 부검을 진행한 뒤 ‘사인미상’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통보한 이후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정밀조직검사 등을 벌여왔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A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아질산염을 복용했거나 혹은 비슷하게 생긴 소금, 설탕 등으로 오인해 섭취했을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유족 측은 A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A군의 형이라고 주장한 누리꾼은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 동생의 죽음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청원 글을 올렸다.

글에서 그는 “국과수에선 (동생의 죽음이) 독감 백신 접종 관련일 수가 전혀 없다는 믿을 수가 없다”며 “국과수 검사 결과 (동생 시신에서) 아질산염이 다량 검출됐다면서 독감 백신과 상관관계를 조사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 지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비중을 두고 수사를 있다고 하는데, 동생 친구, 학교에 대한 수사에서는 이상한 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며 “평소 동생은 우한페렴(코로나19)에 걸릴까봐 마스크도 KF80 이상만 착용하고 비위생적인 것은 섭취하지도 않았다”고 썼다.

그러면서 “동생은 성적이 전교 상위권이었고 대학교 입시를 거의 다 마쳐 심리적인 압박감이나 스트레스가 최소인 상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성실하게 공부만 한 제 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사건이 종결된다며 너무 억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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