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4년 만에 금융지주 체제로 공식 전환한다. 전열정비를 마친 우리금융은 조만간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 앞으로 국내 금융권은 우리금융을 포함해 5대 금융지주의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11일 우리은행 주식을 우리금융지주 신주로 1대1 교환하는 포괄적 주식교환과 법인설립등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2014년 11월 민영화를 위해 지주사를 해체한 지 약 4년 만에 지주사 체제로 복귀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보험) 등 알짜 비은행 부문 계열사를 매각했다.
이번에 새롭게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을 포함한 6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카드와 종금 등의 손자회사로 시작한다. 지주 출범 이후 실탄을 확보해 M&A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은행법상 출자가 자기자본의 20%로 제한됐지만 지주로 전환되면서 출자 한도가 130%까지 확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우리종금증권, 우리손해보험, 우리금융투자 등 13개 비은행 계열사 사명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한 바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지주 회장겸 은행장은 M&A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 여력은 제한된 상황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출범 첫 해인 올해 내부등급법보다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낮아지는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덩치가 큰 보험사나 증권사의 경우 인수합병에 부담이 생긴 생황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부담이 덜한 자산운용사나 부동산신탁사를 중심으로 M&A를 진행하고 내부등급법으로 전환된 이후 본격적인 대어 사냥에 나설 것으로 금융권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