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대) 김빠진 잭슨홀..'닭의 목은 비틀린다'

  • 등록 2013-08-22 오후 5:21:00

    수정 2013-08-22 오후 5:21:0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한밤중은 지났다. 새벽이 오면 닭의 목을 비틀겠다.’

전날(21일) 발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시장의 예상 수준을 넘었다.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양적완화(QE) 축소에 의견을 같이했다. 경기 여건에 따라 빠르면 올해말 안에 매월 850억달러(약 95조원)에 달하는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시장 안정을 위해 당분간 QE 축소를 미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기대했던 시장 기대를 져버린 셈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하락하며 6일째 약세를 기록했다. 하락장이지만 급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담담한 모습이다. QE 축소가 기정사실이란 점을 인정했고 그 이후를 준비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음 FOMC 회의(9월)까지 한 차례 고용지표 발표가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현 QE 축소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은 또 하나의 빅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바로 잭슨홀 미팅이다. 이날부터 3일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장, 금융계 고위 관계자들이 모여 포럼을 개최한다.

올해 잭슨홀 미팅은 과거와 같은 위세는 떨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석 인원들의 중량감이 전과 비교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몇년간 매번 새로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최고 스타로 군림했던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개인 사정으로 나오지 않는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도 안온다. 연준 인사들도 대거 불참한다. 마치 썰렁한 파티가 될 전망이다.

화제성도 예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QE 축소를 지지하는 발언이라면 시장이 지겨워할 만큼 나왔다. QE 연장을 거론하기에는 연사들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문제는 신흥국 시장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은 수년간 유동성 파티를 벌였다. 신흥국도 이 파티 덕에 고도 성장과 고금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파티가 종료되면서 신흥국에 남은 것은 유동성 부족과 엄청난 외화 부채다. 몇몇 외신들은 경제위기론까지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신흥국 위기가 시장의 주된 악재로 급부상할 수 있다.

이날은 지표도 풍년이다. 고용 지표중 하나인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개장전 발표된다. 뒤를 이어 8월 마킷제조업 관리자지수(PMI), 6월 연방주택금융청 주택가격지수, 7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가 나온다. 고용과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수가 한꺼번에 나오는 것이다.

이들 지표가 개선된 수치로 나온다면 지수 반등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경제지표 :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8시30분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전주 32만건, 예상 32만2000건), 오전 9시 8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전월 53.7, 예상 54.1), 6월 연방주택금융청(FHFA) 주택가격지수(HPI)(전월 +0.7%, +0.6%)가 발표된다. 오전 10시에는 7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전월 0.0% 예상 +0.5%)가 공개된다.

또한 이날부터 24일까지 3일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연례 통화정책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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