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KT, 리벨리온에 300억 투자…"AI 풀스택 기업 도약"

2023년 HAC 전용 AI반도체 개발해 상용화 나서
NPU 기반으로 저렴한 비용, 높은 성능 기대
  • 등록 2022-07-06 오후 12:05:47

    수정 2022-07-06 오후 4:21:54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KT가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에 300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단행하고 사업협력에 나선다. KT가 개발한 AI서비스·솔루션에 리벨리온이 설계한 전용 반도체를 탑재시켜 외산 GPU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AI생태계도 더욱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KT는 6일 리벨리온과 손잡고 차세대 AI 반도체 설계와 검증, 대용량 언어모델 협업 등에 나선다고 밝혔다. KT의 AI인프라 분야 전략 투자는 지난해 AI인프라 솔루션 전문기업 모레(MOREH)에 이어 두 번째다.

KT는 이번 투자로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기반을 모두 갖춘 AI 풀스텍(Full Stack)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번 투자에 대한 이진형 KT 제휴협력1 팀장(이하 이)과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이하 박)와의 질의응답.

- 이번 KT가 AI 풀스택 기업으로 가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인가.

△박 : 총소유비용(TCO) 절감이라고 해서 도입비용뿐만 아니라 운용 비용까지 절감된다. 실제 운용 비용은 대부분 전기세가 될 것. 또 AI 서비스질 역시 동시에 좋아진다.

AI스피커에 말을 걸 때도 딜레이가 이전에 1초 생겼다면 앞으로 0.1초 생기는 식. 이런 효과 때문에 AWS 등 글로벌 선도 기업도 풀스택 옵티마이징을 하고 있다.

- 리벨리온과의 전용 AI 반도체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가.

△이 : 데이터센터용 칩은 내년 하반기 제작이 완료돼 내년도 사업에 적용될 것.

△박 : KT AI연구팀, 모레와 연구를 진행한 지는 6개월 정도 됐다. 현재 KT뿐만 아니라 범국가적으로 NPU 실증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KT와 칩을 개발하고 상용화까지 진행돼가는 과정.

-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아닌 스타트업과 손잡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AP라는 곳에 NPU를 탑재하는 것을 타겟으로 하고 있고 우리가 바라보는 시장은 조금 다르다. 오히려 지금 현 상황으로 보면 인텔이 인수한 하바나나 이스라엘 하일로 등 스타트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가 국내 여러 기업들을 실사한 결과 리벨리온이 현재로서는 기술력이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

-시장 규모와 목표는 어떻게 되는가.

△이 :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크고 앞으로도 성장하고 있는 상황. 저희에게 엔비디아는 좀 비싸고 요즘에 업계에 너무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는 모레와 AMD라는 저비용·고효율 칩을 사용해 소프트웨어 스택을 함께 개발해 적용하고 있으며 그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 이 매출액 성장이 동시에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상황. 리벨리온 입장에서는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 매출로 잡힐 것 같다.

- KT는 리벨리온의 시리즈 A 투자에 이어 추가로 300억원을 투자하는 셈. 지분은 몇 %가 될까.

△이 : 기관 투자자 중에서는 KT가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하다.

- 2023년 상용화되는 AI반도체는 추론 반도체. 학습 반도체는 언제쯤 상용화가 가능할까.


△이 : 내년도 내놓는 것은 추론용 반도체. 학습용 반도체를 상용화하기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KT와 리벨리온은 학습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더 큰 생태계를 구성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내년 정도에는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듯하다.

- 지난달 시리즈A 투자가 있었는데 별도의 투자를 추가 발표한 이유가 있을까. 또 300억 규모 투자 외에도 전용 AI 반도체 개발을 위한 추가 투자는 있나.

△박 : 시리즈A 투자가 재무적 투자라면, 이번 투자는 AI생태계에서 같이 협력하겠다는 의미. KT가 인프라로서 큰 형님격이 되고 KT의 포트폴리오 안에 있는 기존 협력사인 모레, 파두, 메가존 클라우드 등과도 함께 협력겠다는 것. 300억원 규모 안에는 파이낸셜 투자도 있고 AI반도체 개발을 함께 개발하는 비용도 포함돼 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기술 스타트업으로서 걱정되는 것 중 하나는 우리가 준비한 기술과 시장의 격차이다. 시장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는데 앞선 기술이 나오면 오히려 기술이 사장될 수 있고, 시장이 준비된 다음 기술이 따라가면 뒤처질 수 있다. 수동적으로 시장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만, 더욱 능동적인 방법은 인프라를 갖춘 팀과 시장을 개발하는 것. 현재 GPU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NPU 시장이 열리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GPU팜을 NPU팜으로 바꾸기 위해 시장을 개발하고 고객을 확보하고, 레퍼런스를 확보해 글로벌로 나가겠다는 것.

- KT가 앞서 투자한 파두 역시 AI 펩리스 스타트업이다. 리벨리온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이 : 파두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이다. KT데이터센터와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투자에 목적을 두고 있다. 다만 이 회사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 AI 영역 반도체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

- KT 하이퍼스케일링 AI 컴퓨팅 출시 성과는 무엇인가.

△이 : 지금까지는 우리와 연관된 회사들에게 제공해 여러 피드백을 받았다. 좀 더 테크니컬하게 말씀드리면 AI를 개발하는 회사들은 텐서플로우나 파이토치라는 플레임워크를 두 가지 쓰고 이는데 우리가 그 중 파이토치를 완료해 출시했고 조만간 두 가지가 다 결합된 버전이 출시될 것.

- 리벨리온은 이전 금융 AI반도체를 만들었다. 안정성은 어떠한가.

△박 :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저희가 만드는 삼성 5나노로 설계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용 칩이었고 지금 질문 주신 것은 TSMC의 7나노로 설계된 금융 특화된 AI칩. 이 부분은 시제품이 나와 2주 전 내가 뉴욕에서 월스트리트 고객사 3곳과 샘플링을 했다. 성능 확인은 끝났고 안정성 부분은 나스닥 등을 통해 하반기 검증이 예정돼 있다. 여기서 모레와 파두과 나오는데, 모레는 이런 안정성 검증을 KT를 통해서, 파두는 글로벌 고객사를 통해 마쳤다. 이런 선배 스타트업에 노하우를 전수받고 이 노하우가 KT 데이터센터 사업도 고스란히 전달될 예정.

- SKT의 경우에는 동일 그룹 내 ICT 계열사 3곳이 모여 별도 합작회사를 세우는 식으로 AI반도체 사업을 전개 중. 이같은 방식에 비해 별도 법인인 KT, 리벨리온 등의 협업방식은 의사결정 속도면에서 좀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 이같은 우려 때문에 사업 운영 체계를 굉장히 타이트하게 가져가고 있다. 이 때문에 양사 경영진이 신뢰관계를 쌓는데 노력했고, 기술·개발(R&D) 인력 교환도 많이 이뤄진 상태이다.

△박 : 먼저 기존에 메모리했던 회사가 NPU하는 것과 NPU하던 사람들이 NPU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기술력이 SK 사피온보다 압도적이라고 자신한다.

우리도 국내 다양한 대기업들과 컨택한 다음에 선택한 것. KT의 결정이 빠르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또 데이터센터 관련해서는 KT와 SK는 통신사업자로서는 경쟁관계이지만,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경쟁이라고 하긴 민망하다. KT가 규모 등에서 더 크고, KT가 기존 투자했던 협력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굉장하다. 모레는 AI가속화 컴파일러 부문에서는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우리가 결국은 글로벌로 나아가야 하는데 결정적으로 도와줄 팀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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