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철도운임 인상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 사장은 철도고를 졸업해 철도청에 입사했고 행정고시 합격 후에도 철도에 몸담은 40년 정통 ‘철도맨’이다. 지난 7월 24일, 제11대 사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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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코레일을 둘러싸고는 △지속된 요금 동결로 인한 적자 △유지보수를 기존 코레일에서 국가철도공단이나 민간 위탁 등으로 분리하려는 논의 △안전사고 등이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이중 가장 일반 시민에게 와 닿는 문제는 운임이다. 최근 수도권 광역전철은 2015년 이후 8년 만에 소폭 요금을 올렸다. 하지만 KTX, 새마을호 등 간선철도는 2011년 이후 동결상태다. 그 사이 영업적자는 지난 2020년 1조 2000억원까지 치솟았고, 지난해에는 4000억원을 기록했다.
한 사장은 전기료, 인건비 등 안 오른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1년이면 예전엔 전기요금이 4000억원에 못 미쳤는데 올해는 6000억원까지 나갈 거 같다”면서 “인건비도, 수선유지비도 올랐다. 운임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가 전체적으로 물가 인상에 대한 걱정이 있다. 거기에 철도 운임은 후순위로 밀리는 게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부채에 대한 이자가 문제다. 현재 코레일의 부채는 20조원(부채비율 230.36%)에 육박한다. 한 사장은 “이중 약 15조원이 금융부채라며, 이에 대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부채가 늘어나지 않으려면 운임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코레일은 숙원사업이었던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을 통해 절대 부채를 줄일 계획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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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초기모델은 2030년 전후로 퇴역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규 고속열차 입찰도 예정돼 있다. 문제는 선택지가 현대로템 아니면 외국모델을 사실상 그대로 들여오는 수밖에 없다는 것. 한 사장은 “수요가 꾸준히 있지 않다 보니 경쟁이 잘 안 된다”며 “현대로템 단일업체이다 보니 가격이 높아지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우진산전이 스페인 탈고와 손을 잡고 고속열차 시장 진입을 시도했던 것에 대해서는 “제2업체가 기술 없이 껍데기만 들어오는 건 곤란하다. 독점과 경쟁에서 나오는 조화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내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개통 시 코레일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사장은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GTX가 들어오면 광역철도수요가 이탈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통합환승할인은 대중교통으로 코레일이 감수할 부분”이라며 “여기에 수도권 광역철도는 PSO(공익서비스비용)로 정부 보상을 받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