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홍 의원은 이번 21대 총선에서 당의 공천에 불복해 탈당한 후 국회에 보란 듯이 입성했다. 5선 베테랑 정치인이다. 그는 대구 수성을 출마 선언할 당시 “총선에서 승리한 후 돌아와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공천심사에서 배제됐던 불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그가 탈당하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이번 총선에서 당은 그에게 험지 출마를 권했다. 이에 홍 의원은 경남 양산으로 내려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빅매치’를 준비하려고 캠프까지 차렸다. 하지만 당에서 경선까지 요구하자 발끈해 당을 나가 자신이 자랐던 대구 수성을에 출마했다. 사실 이 지역구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역구였다. 하지만 지지기반이 있는 홍 의원이 나온다는 소식에 주 원내대표는 옆 지역구로 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경합해 승리했고, 홍 의원도 보란 듯이 수성을에서 당시 이인선 미래통합당 후보를 제쳤다.
홍 의원에게 복당은 단순 귀환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선 제1야당의 기반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무소속 4인방 중 누구보다 복당을 고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의원이 페북에 복당 관련 글을 올리자 홍 의원은 “장제원 의원이 나서주니 참 고맙소”라며 첫 번째로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복당에 대한 홍의원이 간절함이 묻어나는 예로 볼 수 있다.
|
장 의원이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을 거론한 이유는 야권 대통합 외 인물 부재론을 정면 반박하기 위해서다. 무소속 의원들은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잠룡이나 당 지도부가 될 조건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타지역 자치단체장들이 참패할 때 자신의 지역구인 강릉시 시장 공천부터 당선시키기까지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후 이번 총선에서도 강릉시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하며 강원도 출신 보수야권 의원으로서 최다인 4선 의원이 됐다. 당 내부에서도 권 의원이 만약 당에 있었다면 원내대표 ‘0순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역량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3선의 김태호 의원은 나름 탈당의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경남도지사를 역임하며 총리 후보까지 거론되는 인물이었지만, 당의 잦은 차출에 피로감을 토로하며 탈당해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지지기반이 강한 고향(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에서 승리했다.
당에서는 비중이 있고,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는 지역구 출마를 권유했지만, 김 의원은 할 만큼 했다며 편한 곳을 선택한 것이다. 당시 현역인 강석진 의원이 있었지만, 김 의원과 붙는 바람에 이번 총선에선 고배를 마셨다.
마지막으로 윤상현 의원은 20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탈당이다. 이번에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 나오겠다고 하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택해 결국 자신의 지역구를 지켜냈다. 한편 현재 무소속 의원들 중 권 의원만 복당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
당의 쇄신을 이끌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복당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라며 유보적인 입장이다.
그는 지난 7일 비상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그건 적절한 시점이 되면 알아서 하게 될테니까”라며 언급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건에 대해 “당 변화를 추진 중이다. 당의 변화를 위해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면 그 다음에 가서 복당 문제를 거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복당에 대한 공감대부터 형성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당을 추스르는 데만 시간이 걸렸던 만큼, 해당 문제에 대해 당 내부 논의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년 4월 보궐선거, 1년 6개월 뒤 대선에서 승리가 필요한 국민의힘에 무소속 4인방의 복당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제1 야당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