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현장조사에 변호사 배석..조사 끝나면 '해피콜'

공정위, '사건처리절차 개혁방안' 발표
위압적 태도의 공무원, 페널티 부과돼
내달중 행정예고..올해 안에 시행 목표
  • 등록 2015-10-21 오후 2:12:47

    수정 2015-10-21 오후 2:12:47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과잉조사와 대형사건 패소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사건처리 절차를 대폭 뜯어고친다.

조사 전과정에 업체측 변호인 참여를 보장하고, 사건 처리시간을 단축하는 등 기업 부담을 줄여주려는 것이다.

업체를 상대로 위압적인 태도로 조사를 하는 공무원은 최대 ‘파면’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현장 조사가 끝난 뒤에는 피조사업체에게 ‘해피콜(전화)’도 넣어준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건처리절차 개혁방안 ‘사건처리 3.0’을 21일 발표했다.

이번 개혁방안은 그 동안 비공개 운영됐던 조사절차규칙 등의 내부지침을 고시로 격상해 외부에 공개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공정위는 피조사업체의 권익 보호를 위해 ‘조사절차규칙’을 제정한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업체에 보내는 공문에는 구체적인 법 위반 혐의와 조사대상의 사업자명 및 소재지를 특정된다.

공정위가 임의로 무리하게 조사 범위를 넓히는 등 과잉조사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업체는 공정위 조사내용이 공문에 쓰인 범위를 벗어날 경우 거부할 수 있고, 현장조사에서부터 진술조서 작성에 이르기까지 조사 전 과정에 변호인을 참여시킬 수 있다.

현장조사를 맡은 공무원은 조사 시작·종료시각과 제출받은 자료 목록을 담은 ‘현장조사 과정 확인서’를 작성한 뒤, 해당 업체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공무원이 위압적인 조사 태도를 보이거나 규칙을 위반하면 페널티가 내려진다. 페널티는 고의 여부, 과실 정도 등에 따라 견책, 감봉, 파면 등으로 나눠진다.

현장조사 종료 후에는 공정위 담당 과장이 피조사업체에게 전화(해피콜)를 걸어 애로사항 등을 청취한다.

조직 내부적인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사‘건처리절차 규칙’도 개정한다.

앞으로는 신고사건이 아닌 직권조사 사건도 현장조사에 나서기 앞서 전산시스템에 등록하고, 위법 여부에 관계없이 처리결과를 모두 해당 업체에 통보해야 한다.

신속한 사건처리를 위해 원칙적으로 조사 개시일부터 6개월 내에 안건을 상정하도록 규정키로 했다.

다만 검토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독점력 남용·부당지원 사건은 9개월, 담합 사건은 13개월로 예외를 둔다.

사건별 처분시효와 공소시효 만료일 등은 전산시스템에 입력해 엄격히 관리하고, 심판부서 공무원의 친인척이 사건 당사자일 경우 업무에서 배제할 수 있는 제척·기피·회피 제도도 도입된다.

허위·과장된 자진신고(리니언시)를 방지하기 위해 담합 가담자를 심판정에 출석시켜 자진신고의 진실성 여부를 심의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사건기록의 유실 방지를 위해 사건처리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록을 편철·보관하도록 ‘사건기록관리 규정’을 제정한다.

공정위는 ‘사건처리 3.0’과 관련한 각종 규칙과 고시 제·개정안을 내달중 행정예고하고, 올해 안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이번 개혁방안은 지난 30여년간 지속돼온 사건처리 관행을 획기적으로 바꾼 것”이라며 “명실상부한 1심기능을 담당하는 준사법기관으로서의 사건처리절차의 기틀을 확립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합리적인 현장조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고, 처분시효와 사건기록관리가 강화돼 절차하자에 따른 패소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사건처리 3.0 기본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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