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의 자존심을 구겨놓은 도요타가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판매실적이나 매출액에서도 앞서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설비 확장도 공격적이다.
그러나 늘 앞만 보고 달릴 수는 없는 법. 도요타의 성장가도에도 조금씩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평가나 품질조사에서 잇따라 순위가 하락한 것.
자동차 업계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변곡점에서 도요타가 과연 성장과 품질유지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자동차 제왕 등극..`예견됐던 일`
도요타가 1분기 전세계 판매량 1위를 기록하자,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판도는 기울어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언론들은 GM과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가 비용절감이나 전략에 대한 고민 없이 노사문제와 구조조정으로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동안 도요타는 꾸준한 품질향상과 비용절감을 통해 기초체력을 단단히 갖춰왔다며 예견된 일이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견조한 일본 내수시장과 엔화 약세 등 도요타의 영업환경은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이를 기반으로 도요타는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서 적극 세력을 확장하면서 비중을 키워왔다.
이에 따라 판매대수에서 뿐만 아니라 매출액에서도 올해 미국 GM을 제치고 자동차 제왕 자리를 꿰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머징 마켓 시장에서의 영토확장도 무섭다. 올들어 중국 시장 공세를 선언한 도요타는 5월 한달동안 중국에서 3만3000대를 팔아 87% 증가세를 기록했다. 올들어 5월까지 누적판매량은 17만6000대로 76% 뛰었다. 중국 시장내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린 40만대 이상으로 잡고 있다 .
이에 따라 중국 합작법인인 광저우 도요타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생산시설 확대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순위 하락..품질관리 구멍?
19개 부분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도요타는 4개 부문 1위로 만족해야 했다. 작년 11개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밀려난 것이다.
JD파워의 품질 및 소비자 만족도 담당 이사인 조 아이버스는 "도요타의 품질 순위 하락을 설명할 만한 뚜렷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며 "올해 코롤라, 프리우스, 렉서스 등 상당수 도요타 모델의 품질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발표된 스트래티직 비전의 품질조사에서도 도요타는 한 부문에서만 1위를 기록했다. 작년 4개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품질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도요타 경영진들도 급속하게 성장세를 보이는 동안 고품질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에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다.
생산성에도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2006년 하버 리포트에 따르면 도요타, GM, 포드, 혼다, 크라이슬러, 닛산 등 6개 자동차 업체 가운데 도요타 미국 공장의 생산성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년 대비로는 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GM의 생산성은 2.5% 상승, 개선세를 보였다.
올해 실적전망에 대해 도요타 스스로도 다소 비관적이다. 이번 회계연도 순이익 증가율이 0.4%로 1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
물론 미국 판매 전망에 대해 엄살에 가까울 정도로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판매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새로운 공장 건설에 자금이 들어가면서 순익 증가폭이 줄어들 것이란게 도요타 설명이다.
도요타는 JP파워의 보고서가 신차에 대한 것인 만큼 소비자들의 인식에 대한 전부는 아니라며 신차 선택의 기준은 장기적인 품질과 내구성이라고 설명했지만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