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신혜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무려 320억달러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나눠주기로 결정한 가운데 다음 `돈잔치` 타자는 누구일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S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이 넘쳐나는 현금으로 주체를 못하고 있어 상당수의 업체들이 대규모 배당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은행 통계에 따르면 금융을 제외한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 총 925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했다. 이는 총 자산의 4.6%로 지난 6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들의 보유현금이 이처럼 확대된 것은 기록적인 순이익을 누리면서도 불투명한 향후 전망을 이유로 신규 투자를 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돈을 굴리지 않고 마냥 깔고 앉아있는 것을 좋아할 리 없는 투자자들의 압력에 기업들이 하나둘씩 배당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60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던 MS도 20일 이사회를 열어 주당 3달러의 특별배당을 결의했다. 총 규모는 320억달러로 역대 최대 배당이다. 이사회는 분기 배당금도 주당 8센트로 확정, 연간 배당금 규모를 현재의 배 수준인 주당 32센트로 올렸다.
S&P500 기업들의 올 상반기 전체 배당금도 15%나 늘어난 상태다.
그러나 S&P500 기업들 가운데 현금보유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휴렛패커드(HP), 시스코, 인텔 등은 MS의 방식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기업들은 성숙기에 접어든 MS와는 달리 아직 성장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배당보다는 신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22일 전망했다.
신문은 HP의 경우 컴팩과의 합병 이후 아직은 조심스런 분위기가 지배적이고 인텔과 시스코는 성숙기에 접어든 업체로 볼 수 있으나 자본집약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점을 감안할 때 대규모 배당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스코 대변인도 긍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주주들의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하는 것이라고 밝혀 대규모 배당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올해 업종별 배당 현황을 보면 IT업체들의 배당 증가율은 11%로 가장 낮았고 금융이 53%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