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 원리금상한액 80조원…WB, 중국과 빚탕감 논의 나서

강달러 현상에 최빈국 빚 1년사이 35% 증가
“최빈국 대처할 힘 없어..무질서한 디폴트 우려”
빚 3분의2는 중국이 채권자…“중국 노력 필요”
  • 등록 2022-12-02 오후 3:40:29

    수정 2022-12-04 오전 11:30:24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최빈국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620억달러(약 80조 6000억 원)에 달하고, 이 중 3분의 2는 중국이 채권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WB)은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이들 국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의 채무 구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WB총재는 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넥스트 컨퍼런스에서 “최빈국의 원리금 상환 부담액이 지난해보다 35%나 증가하면서 620억달러에 달하는데 빚의 3분의 2는 중국이 채권자“라면서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액이 늘어나지만 최빈국들이 이를 대처할 시스템이 없어 무질서한 디폴트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강달러 현상이 지속하면서 최빈국들의 부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부채 상환시 달러로 지불해야 하는데 자국의 통화가치가 낮아지면서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재무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라면 강달러가 지속하는 게 물론 좋다. 수입물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흥국의 성장이 더뎌지고 디폴트가 이뤄질 경우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는 등 글로벌금융위기 못지 않은 파장이 커질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최빈국의 부채 탕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줄곧 해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market-determined exchange rates)이 달러에 있어 최선의 시스템이며 이를 지지한다”면서도 “경제적 도전으로 어려움에 처한 국가가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중국을 포함해 모든 주요 채권국들은 후진국을 위해 채무 면제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미국과 중국은 정상회담에서 개발도상국 부채 탕감 등 양국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에 입을 모았다.

사실상 미국 입김이 큰 세계은행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맬패스 총재는 다음주 중국에서 다른 국제기관 및 중국 당국과 함께 가난한 나라에 대한 부채 탕감, 코로나19 정책, 부동산 부문 혼란 및 기타 경제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중국은 주요 채권자 중 하나”라며 “중국이 최빈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회의에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참석할 예정이며 중국 국가개발은행, 중국수출입은행 등 최빈국에 대한 주요 대출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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