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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와 A씨는 지난 2008년부터 만남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드라마 종영 파티에서 만나 13년 간 쌓아 온 이들의 관계는 지난 4월 A씨가 김 씨에게 임신 소식을 전하면서 틀어졌고, 이는 소송으로 번졌다.
피소 사실이 알려지자 김 씨 측은 지난 2일 입장문을 내고 임신 사실을 인정하며 “출산과 양육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지만, 법적 다툼은 이어질 전망이다. A씨 측이 “한 여성, 인간으로서 A씨가 받은 정신적 충격과 상처를 헤아리는 태도가 부족하다고 판단됐다”며 “고소 의사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 씨가 낙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거나, 협박을 했다면 ‘강요 미수죄’ 성립이 가능하다. 형사 소송 전문 한 변호사는 “협박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며 “A씨 측 주장대로 어떤 협박을 당했다면, 어느 정도로 공포감을 느꼈는지를 증명할 녹취록 등 구체적인 증거·증언이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처벌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A씨 측이 끝내 처벌을 원해 김 씨가 처벌되더라도 김 씨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벌금형 정도에서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요 미수 혐의로 법적 다툼을 벌인 대표적인 사건은 최근 1심 법원 판결이 나온 ‘채널A 사건’이다. 검찰은 취재 과정에서 취재원을 겁박한 혐의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기소하고 재판 과정에서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지만, 법원 판단은 무죄였다. 협박이 인정되려면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입증돼야 하는데, 법원은 이를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