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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11일 오전 10시쯤 서울 양천구 소재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산하 서울 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나왔다.
이씨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허위로 초청하고 불법고용한 사실을 인정하냐’는 질문에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답했다. 그는 ‘대한항공 비서실에 직접 지시했냐’는 질문에는 “안 했다”고 했다.
이어 ‘가사도우미 출국을 지시하거나 입막음을 시도한 적 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출입국당국은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최근 10여간 총 20명 안팎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데려와 평창동 자택과 첫째 딸 조현아(43)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집에서 일을 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의혹은 조 회장의 둘째 딸 조현민(35)씨의 이른바 ‘물컵 갑질’로 총수일가의 전횡 논란이 커진 가운데 대한항공 직원들의 구체적 제보를 통해 불거졌다. 출입국당국은 대한한공 직원들의 조직적 개입 정황을 포착한 뒤 회사 압수수색과 직원들 소환에 이어 지난 4일 조 전 부사장을 불러 조사했다.
출입국 당국은 이날 이씨를 상대로 필리핀인 불법 고용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고용됐던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이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기 전에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조사의 한계가 불기피해 보인다.
앞서 이씨는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 11명에게 24차례에 걸쳐 폭행과 폭언을 가한 혐의로 지난달 경찰에서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특수폭행과 특수상해 등 8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지난 4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