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철 수입 금지 전망에…구리값 2년래 최고치

최대 수입·생산 국가 중국, 2018년 7개분야 고철 수입 금지
구릿값 급등세 속 ‘시장 과잉반응’ 지적도
  • 등록 2017-07-27 오전 10:25:58

    수정 2017-07-27 오전 10:25:58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전세계 최대 구리 수입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이 내년 말께부터 고철 수입을 금지한다는 전망이 나오며 구리 가격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구리의 9월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05% 오른 2.8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근 2년래 가장 높은 가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후 1조 달러를 들여 대대적으로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발언했던 시기보다 더 높은 가격이기도 하다.

구릿값이 가파르게 뛴 것은 중국 정부가 철사와 전동기, 모터 등 7개 분야의 고철에 대해 2018년 말부터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중국 금속정보서비스업체인 상하이금속시장(SMM)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이 같은 지시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올 한해 구리 소비량만 2300만톤에 달할 정도로 전세계에서 구리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리를 생산하지만 수요가 풍부하다보니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고철 수입 규모는 185만톤으로 파악됐고, 전기동의 수입은 같은 기간 154만톤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엔 중국 주요지역을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국토 개조작업이 진행되며 구리의 수요는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 역시 순항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4일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6%에서 6.7%로 상향했다. 실제로 이에 앞서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 역시 6.9%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은 바 있다.

구리는 전자제품은 물론 자동차, 건설, 조선을 비롯한 제조업 전반에 폭넓게 사용된다. 그러다보니 구리 가격은 실물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되며 ‘닥터 코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구리 가격의 상승세를 ‘닥터 코퍼’의 귀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잇따라 금융 부문을 통제하는 제도들을 내놓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다니엘 브리즈만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최근 금융부문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제도들을 내놓고 있는데 이는 부동산 경기를 냉각시킬 수 있다”며 “중국 경기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브라이트 퓨처스의 수 마일리 애널리스트 역시 “중국 정책 변화가 가져올 실제 파장보다 시장이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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