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물갈이` 월가 CFO들..은행엔 적신호

BoA CFO 1년만에 물러나
2년새 골드만 외 대형銀 CFO 모두 교체
  • 등록 2011-04-18 오후 2:43:28

    수정 2011-04-18 오후 2:43:28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미국 월가 은행권에 최고재무책임자(CFO) 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안정감을 되찾길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또 다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 취임 1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척 노스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재무책임자(CFO)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척 노스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FO는 지난 15일 취임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BoA는 노스키의 후임으로 브루스 톰슨 최고위험관리자(CRO)를 내정하고 노스키를 부회장 자리에 앉혔다.

앞서 2개월 전 하워드 앳킨스 웰스파고 CFO가 갑작스럽게 자리를 내놓은 데 이어 노스키까지 사임하면서 지난 2년간 골드만삭스를 제외한 월가 대형 은행들의 CFO는 모두 교체됐다. BoA와 웰스파고 모두 자사 CFO의 사임 배경으로 `개인적 사유`를 꼽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BoA와 웰스파고보다 먼저 모간스탠리는 콤 켈러허 CFO를 런던지역 기관투자 대표로 발령냈으며, JP모간도 마이클 카바나 CFO를 내부 인사로 교체했다. 이들 모두 금융위기 속에서도 회사를 잘 이끌었다고 평가받았던 만큼 회사의 결정은 의문을 자아냈다.

미 기업들의 CFO는 적어도 몇 년은 한회사에서 근무하는 게 일반적. CFO는 회사 내부 업무는 물론 투자자와 감독 당국 간의 우호적 관계 유지 등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스 셰린 제너럴일렉트릭(GE) CFO의 경우 지난 1998년부터 재직하면서 잭 웰치와 제프리 이멜트 등 두 명의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회사 성장을 주도했으며, 데이비드 비니어 골드만삭스 CFO도 12년째 회사를 지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들어 월가 은행권의 CFO가 연이어 바뀌고 있는 것은 미 기업계에서 매우 드문 일이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월가 대형 은행들의 연쇄적인 CFO 교체는 금융권의 재정건전성과 엄격해진 규제 대응능력, 자본 확충력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이크 마요 CLSA 애널리스트는 "CFO가 은행을 떠나는 것은 적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찰스 엘슨 델라웨어대 기업지배구조센터 소장 역시 "CFO 교체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낸다"며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덜기 위해 은행 측의 결정 배경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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