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부활전 합시다"…은행장들의 튀는 아이디어

라응찬 회장 "사회봉사 연계로 신불자 구제"
강정원 행장 "영업업무 분리해 일자리 창출"
하영구 행장 "아웃소싱 늘려 고비용 개선"
  • 등록 2008-01-09 오후 6:34:05

    수정 2008-01-09 오후 6:34:05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9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금융권 최고경영진(CEO)간 간담회에서는 차기정부가 흐뭇(?)해할만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속출했다.

이날 간담회 녹취록을 들여다 보자.

우선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패자부활전` 언급이 이채롭다.

라 회장은 한때 파산됐지만 면책을 받아 큰 부자가 된 마크 트웨인과 월트디즈니, 헨리 포드 같은 유명인들을 예로 들면서 금융채무 불이행자와 신용불량자들에게 패자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당선인이 추진하고 있는 신불자 구제와 관련해 금융권이 적극적으로 실행하자고 독려하고 나선 것.

라 회장은 "신한은행의 경우 500만원 이하 채무자를 대상으로 사회봉사활동 1시간 당 3만원씩 감면을 해 준다"며 "아무 조건없이 신용회복을 시켜주는 조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금융권에서 같이 이런 방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아이디어를 개진했다.

영업과 업무를 완전히 분리하면 일자리를 더 만들수 있을 뿐 아니라 금융사고도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강 행장은 "세계 유수은행들의 기본적인 견제와 균형 시스템은 은행 업무와 여신 기능의 분리"라며 "국민은행은 지난 2005년 7월 지점에서 큰 횡령사건 이후로 영업과 업무의 완전 분리를 시작해 상품판매 조직과 입출금 및 다른 유가증권을 핸들링하는 부서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이어 "분리가 되면서 지점당 1.5명의 추가인력을 배치하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1500명의 계약직 인력을 추가 고용했다"며 "국민은행을 제외한 은행 지점수가 7000개인데 한 명씩 들어간다고 해도 7000명 정도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강 행장은 "3~4년 전만 해도 국민은행이 사고가 제일 많이 나는 은행이었는데, 영업과 업무를 분리한 이후 사고가 제일 적게 나는 은행으로 바뀌었다"고 자신했다.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금융회사의 아웃소싱 범위를 넓혀주고, 헤지펀드 규제를 과감하게 열어주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회사의 핵심업무까지 아웃소싱을 가능토록 해야만 금융회사들이 비정규직을 줄이고 고비용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 행장은 "해외에서 많은 투자가들이 이 당선인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빠른 시일내에 국가 투자설명회(IR)를 해달라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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