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전설리기자] MP3폰을 둘러싼 분쟁이 해결의 첫 실마리를 찾았다.
MP3폰 협의체 구성에도 단독으로 참여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던
LG텔레콤(032640)이 음원 저작권 단체 일부와 합의를 이끌어낸 것.
그러나 이번 맺은 합의는 기본적인 원칙에 대한 합의 수준으로 세부적이고 실무적인 본계약 협상이 남아있어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는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또 일부 음원 단체과 SK텔레콤(
SKT(017670)),
KTF(032390) 등이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는 등 음원단체와 이통사들 내부에서도 이견이 드러나고 있어 진정한 합의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LGT-대중음악비대협, MP3폰 타협
LGT와 한국음악산업협회, 한국음원제작자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3개 음악 관련 협회로 구성된 `한국대중음악비상대책협의회`(대중음악비대협)는 22일 MP3폰 활성화 및 한국 음악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공동 협조하기로 하는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를 통해 대중음악비대협은 그간 소비자들이 주장해 왔던 정당한 무료 파일(본인이 구매한 CD에서 추출한 음원, 교육용 컨텐츠 등) 이용과 유료 MP3 파일에 대한 합리적인 가격체계 조성, LGT MP3폰에서의 무료음악 재생 등에 합의했다.
LGT는 유료화 기반 시스템 개발 및 음원 권리자들의 안정적 수익 모델 정립에 협조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무선 컨텐츠 이용 가격과 요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LGT는 또한 음반시장 발전기금을 조성해 ▲대국민 계몽 캠페인 및 마케팅 활동 ▲표준 DRM 도입, 과금 관련 기술 등 유료화를 위한 기술 개발 ▲저작권법 정비를 위한 연구과제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LGT의 입장 선회는 지난 3월부터 불거졌던 MP3폰 분쟁 해결의 긍정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MP3폰 협의체의 협상 테이블 참석조차 거부하던 LGT의 입장 선회는 향후 MP3폰 분쟁 해결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탄을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LGT는 MP3폰 갈등 해결을 위해 구성됐던 MP3폰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지난 5월 MP3폰 협의체가 별다른 성과없이 해체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다.
◇진정한 합의 `갈 길 멀어`
그러나 LGT와 일부 음원 단체가 합의에 이르렀다고 해도 진정한 MP3폰 합의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GT와 대중음악비대협은 이날 양해각서(MOU) 사인 여부를 놓고도 논란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T와 예당 등은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음제협은 "서면에 사인한 것은 없고 다만 구두로 합의한 수준"이라고 반박한 것.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MOU 단계에서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데 본 계약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지 않겠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음원업계와 이통사의 내부 이견도 진정한 MP3폰 합의의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콘텐츠산업연합회, 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와 SKT, KTF는 이번 합의에 이견을 보이며 현재 MP3폰 협의체 부활 등 별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음악저작권협회는 "LGT와 비대협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LGT에 대한 제재를 강행하고 콘텐츠산업연합회(KIPA)가 주도한 협의체에서 MP3폰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까지 LGT에 무료파일 재생제한 등에 대한 입장을 알려달라고 했지만 전혀 소식이 없다"며 "LGT가 무료파일 재생 제한을 하지 않을 경우 음원 공급 중단 등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KT 관계자는 "LGT의 이번 합의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며 "SKT는 이미 네이트닷컴 등에 유료 음원 시스템을 갖췄는데 이제와서 유료 시스템을 갖춘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했다.
한편 별도의 협의체에 이번 합의의 당사자들인 음제협, 음산협, 연제협이 참여할 의사를 밝히면서 LGT는 불편한 심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LGT 관계자는 "우리는 음반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방안들을 다양하게 마련했다"며 "협의체 부활은 마무리 단계인 LGT와 대중음악비대협간 합의를 깨려는 음모"라고 비난했다.
음제협은 이와 관련, "LGT와 협상 진행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그러나 공개적인 협의체에서 LGT와 협상을 벌인다면 투명하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