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10곳 중 8곳 "글로벌 공급망 위기 겪어"

무협, 글로벌 공급망 위기·대응현황 조사
기업, 85.5% 공급망 위기로 애로사항 겪어
물류난, 원자잿값·채산성 악화 문제 심각
“공급망 리스크 상시 모니터링 체계 필요”
  • 등록 2022-05-02 오전 11:00:00

    수정 2022-05-02 오전 11:00:00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민 기자] 우리 수출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기업의 회복탄력성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3일 발표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우리 기업의 대응현황’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 109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85.5%의 기업이 공급망 위기로 인해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기업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은 물류 지연, 운송비 폭등 등 ‘물류난’(35.6%)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채산성 악화’(27.8%), ‘특정지역 봉쇄로 인한 피해’(16.9%)가 뒤를 이었다.

특히 중소기업처럼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는 응답(28.9%)이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대기업 등 규모가 클수록 지역 봉쇄(18.8%) 및 수급 차질(14.1%)를 많이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다수의 중소기업은 대기업으로부터 원자재를 조달해 중간재 생산 후 다시 대기업에 납품하는 구조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판매 단가에 반영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핵심품목의 대체선 발굴’(35.9%)와 ‘재고 확보’(17.8%)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대응전략이 없거나 일시적인 생산 감축 및 중단으로 대처하는 등 공급망 위기에 실질적인 대응이 어려운 기업도 전체 4곳 중 1곳에 달했다.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물류난 완화’(39.4%)를 꼽아 물류 지연 해소를 위한 선복 확보, 운임비 등의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선제적 위기관리 및 대응을 위한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운영’(20.8%)에 대한 수요도 컸다.

박가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의 공급망 위기는 국제 정세, 자원 민족주의, 기후변화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데다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물류난 등 문제 해결에 힘쓰는 한편, 상시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기업들이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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