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직 잃은 김경수, 도청 떠나며 "진실이 바뀔 순 없다" (전문)

  • 등록 2021-07-21 오전 11:17:25

    수정 2021-07-21 오전 11:25:4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받은 김경수 경남지사는 21일 “안타깝지만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는 더 이상 진행할 방법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유죄 확정 직후 경남도청을 떠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애초 김 지사는 이날 연차를 냈지만 도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도청에 출근해 집무실에서 선고 결과를 기다렸다.

그는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라 제가 감내해야 할 몫은 온전히 감당하겠다. 하지만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가 막혔다고, 그렇다고 진실이 바뀔 수는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저의 결백과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그 최종적인 판단은 이제 국민들의 몫으로 남겨드려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그동안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께, 특히 지난 3년 동안 도정을 적극 도와주신 경남도민들께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하지만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했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21일 경남도청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지사는 직후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대법원에 마지막으로 제출한 최후 진술문을 공개하며 “이 진술문이 오늘 내려진 판결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또 “제가 살아온 삶의 가치와 신념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호소”라고도 했다.

이날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의 무죄 판단이 확정됐다.

김 지사는 지난 2016년 11월부터 이른바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과 공모해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당선시키고자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으로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대선 후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드루킹 김 씨 측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김 지사는 댓글 조작을 전혀 몰랐으며 시연도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2심은 드루킹의 진술과 킹크랩 로그기록 등으로 종합하면 2016년 11월 김 지사가 시연을 참관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면서 김 지사는 조만간 재수감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만큼 지사직을 잃게 됐고, 공직선거법 조항에 따라 형 집행 뒤 5년간 선거에 나설 수 없다.

다음은 김경수 지사의 심경 전문이다.

안타깝지만 법정을 통해 진실을 밝히려 했던 노력은 더 이상 진행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긴 여정이었습니다.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제가 감내해야 할 몫은 온전히 감당하겠습니다.

하지만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를 부득이하게 여기서 멈춘다 해도그렇다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바뀔 수는 없습니다.

저의 결백과 진실을 밝히는 법적 절차는 여기서 막혔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그 최종 판단은 이제 국민들의 몫으로 남겨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대법원에 마지막으로 제출한 저의 최후 진술문을 공개합니다.

이 진술문이 오늘 내려진 판결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제가 살아온 삶의 가치와 신념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호소입니다.

저를 믿고 기다려주신 많은 분께, 특히 지난 3년 도정을 적극 도와주신 경남도민께 좋은 결과로 응답하지 못해 진심으로 송구하고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반드시 제자리로 다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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