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추진해온 ‘범용 결제 통화’(utility settlement coin) 개발 프로젝트에 독일 도이치방크, 스페인 산탄데르, 미국 BNY멜론 등 대형 은행과 글로벌 금융중개 업체인 ICAP이 참여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범용 결제 통화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통해 거래 내역을 암호화하고 전자네트워크를 통해 인증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중앙 원장 없이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전자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은 비트코인과 비슷하지만 중앙은행에서 바로 화폐로 교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들 은행 컨소시엄은 24일 이같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각국 금융당국과 중앙은행 승인을 받는 데에 주력해 2018년 초에는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씨티그룹은 ‘씨티코인’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고 골드만삭스는 모든 거래에 있어서 거의 바로 결제가 이뤄지는 ‘세틀코인’(SETLcoin)에 대해 특허신청을 했다. 헤지펀드와 운용사들이 지난해 설립한 영국 세틀(Setl)도 금융거래 결제가 가능하면서 중앙은행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가상화폐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범용 결제 통화를 도입하면 금융기관이 채권이나 주식 등 증권 거래 대금을 결제할 때 이전처럼 대금 이체가 완료되기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또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수십억 달러를 묶어두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보안이나 안정성 면에서 우려는 있다. 금융당국과 중앙은행 설득도 과제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영란은행,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같은 디지털 화폐의 장점을 분석 중이다.
데이비드 트리트 액센추어 자본시장 블록체인 헤드는 “이 기술이 어느 정도 규모로 사용되기까지는 3~5년이 걸릴 것이고 주류로 자라잡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