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 자본·부채 논란 영구CB 발행 나선 이유는

공격적 시장확대로 지난해 단기차입금 600% 급증
재무구조 개선 목적..자본본류 기준은 여전히 모호
  • 등록 2013-05-08 오후 3:43:26

    수정 2013-05-08 오후 3:43:26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CJ프레시웨이(051500)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지분 매각에 이어 국내시장 최초의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다. 공격적인 식자재 유통시장 확대로 단기차입금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전날 700억원 규모의 사모 후순위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만기는 2043년 5월9일로 자그마치 30년이나 된다. 더욱이 만기시점이 되더라도 기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만기가 없는 영구CB 형태다.

이같은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채권)은 채권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실제론 상환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아 국제회계기준(IFRS) 상으론 해석에 따라 자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CJ프레시웨이가 영구CB 발행에 나선 이유는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주주가치를 희석시키지 않고 재무구조도 개선하기 위해서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사업 확대를 위해 2009년부터 조인트벤처 형태의 ‘프레시원’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한해동안 4개 지점을 추가로 확보해 현재 프레시원광주, 프레시원중부를 비롯해 전국에 9개 지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CJ프레시웨이가 직접 지분을 투자하고, 물류센터 등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이어서 자금이 많이 들어갔고, 필요자금은 대부분 외부차입으로 조달했다. 반면 경기침체로 영업활동을 통한 수입은 부족해 적자구조를 면치 못했다.

실제로 CJ프레시웨이의 지난해 현금성 자산은 36억원에 불과했다. 또 지난해 단기차입금은 1058억원으로 전년(144억원) 대비 600%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361%로 1년새 50%포인트나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선 CJ프레시웨이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유상증자의 경우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제기되면서 영구 CB를 선택했다.

앞서 CJ프레시웨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인 CJ엔시티 지분 100%를 CJ푸드빌에 289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번에 발행한 영구CB가 자본으로 인정될 경우 CJ프레시웨이의 부채비율은 226%가량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이번 자본확충으로 재무구조선 개선은 물론 해외 유통업체 인수합병(M&A) 자금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영구채의 자본 분류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가 회계기준원에 해석을 의뢰한 상태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가 앞서 발행한 5억달러 하이브리드채권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주관사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영구채의 자본 분류 여부의 관건은 상환가능성”이라며 “회계법인의 법리 검토를 실시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최대한 조건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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