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총 성과 있었다"-참여연대 장하성 위원장

  • 등록 2001-03-09 오후 7:39:32

    수정 2001-03-09 오후 7:39:32

[edaily]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장하성 위원장은 9일 삼성전자 주총에서 전성철 변호사가 이사로 선임되지 못한 것과 관련, "참여연대는 절대 패배한 것이 아니다"라며 "사외이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좋은 계기였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전성철 변호사의 이사 선임에 대한 찬성률 16%는 결코 적은 지분이 아니다"라며 "당초 10%정도의 지지를 예상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 폐회 후 1시간여에 걸친 질의응답시간을 마친 장 위원장과 삼성전자 경영진은 악수를 나누며 수고했다고 서로를 격려했다. 이어 장 위원장은 "삼성전자 경영진의 경영성과는 훌륭했다"고 평가하고 "다만 좀더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힘쓰지 않는 것이 아쉽다"라며 그간의 감정싸움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장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이번 주총에 대해 평가한다면. ▲사외이사의 역할을 알리는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증권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0.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라면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독립적인 사외이사의 필요성을 알릴 적당한 시점이었으며 실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주총 진행 과정에서 참석 주주들로부터 야유도 많이 들었는데. ▲삼성전자측에서 동원한 직원과 총회꾼이 많았다고 본다. 일단 박수로 안건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번 주총에서 참여연대가 제기한 질문 하나하나가 수백억원 혹은 수천억원이 걸린 중요한 사안이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문제제기를 했어야 한다. 진정한 주주라면 안건에 대해 진지한 자세로 토론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측에서 동원한 사람들은 빨리 주총을 끝내고 돌아가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질문 및 이의제기에 야유를 퍼부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이학수 후보를 지지하는 표가 87.28%로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국내기관투자자들의 적지 않은 수가 당초 참여연대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가 입장을 번복했다. 삼성전자측의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주식수가 대략 2000만주다. -ISS가 참여연대의 손을 들어준 것이 어느정도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는가. ▲결과적으로 ISS가 전성철 변호사를 지지한다고 표명한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됐다. ISS와 같은 기관들은 반대의견을 표명하기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친다. 따라서 이학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데 반대하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참여연대가 추천한 전성철 변호사를 지지하는 지분을 당초 어느정도로 예상했나. ▲10%정도로 예상했다. 이학수 후보와 맞대결해 16.07%라는 지지를 얻은 것은 상당히 성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스톡옵션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인가. ▲경영성과와 연계된 스톡옵션 부여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 없이 스톡옵션을 배부한다면 결국 주주들의 손해로 연결되는 셈이다. -이번 삼성전자 주총에서 삼성전자와 참여연대간의 맞대결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진 양상인데. ▲이기고 지고 하는 싸움은 아니었다. 삼성전자가 소액주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만큼 이슈화해서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참여연대는 이번 소액주주운동을 조용하게 전개하려고 노력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씨 문제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감정싸움으로까지 발전했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다. -재계에서는 소액주주운동에 대해 과도하다면서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는데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소액주주운동을 전개할 것인가. ▲소액주주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방식은 사안별로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평가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또한 몇몇 대기업에 집중됐던 역량을 다른 많은 기업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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