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40·50대 중년 남성 1인 가구의 ‘갱년기증후군’ 발생 위험률이 다인 가구에 비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습관이 갱년기증후군 발생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갱년기증후군은 성욕 및 성기능 감소, 근육량 감소, 골다공증, 무기력증이나 우울증,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과 함께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정상 이하로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 서울의료원 전경. (사진=서울의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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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연구팀은 서울에 거주하는 1인 가구와 다인 가구의 중년 남성 1200명을 대상으로 갱년기증후군의 위험 요인을 조사한 결과, 일반적 특성(나이, 학력)과 가구 형태(1인 가구 및 다인 가구)가 갱년기증후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1인 가구 중년 남성이 아침과 저녁 식사를 주 3회 이상 결식하면 갱년기증후군 발생 위험률이 각각 1.8배, 2.2배가 증가했다. 또 주 3회 이상 음식을 사 먹는 경우(매식)에도 위험률이 1.9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인 가구 중년 남성의 경우, 소득(2분위 이하)과 아침 식사 결식(주 3회 이상) 요인이 갱년기증후군 발생 위험률을 각각 1.5배, 1.6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지난 2010년대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 중장년기(40~64세) 1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 1인 가구 중 44%를 차지하고 있다. 1인 가구 비율 증가는 △초혼 연령 증가 △혼인율 감소 △이혼율 증가 △미혼 독신가구 증가 등 다양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장년기는 스트레스, 갱년기증후군, 우울 등의 부정적 요인들에 의해 음주 문제, 가정불화(이혼), 자기 고립 등의 사회적 문제점에 취약한 시기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김도희 선임연구원은 “연령과 교육 수준, 소득 등 중재가 불가능하거나 개선이 어려운 위험 요인을 제외하면, 중년남성의 갱년기증후군 발생 위험률을 줄이기 위해선 식습관 개선이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김규상 소장(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은 “노인과 비교하면 경제적으로 독립적이고 건강을 개선하는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중년남성에서 건강개선을 위한 중재 가능한 요인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가구 유형에 따른 중년 남성의 갱년기증후군 위험요인 연구 결과는 SCI(과학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인 ‘헬스케어(Healthcar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