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1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이 기간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6.6% 줄어든 462억7000만달러, 수입액은 2.6% 줄어든 58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달러 적자였다.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 적자이자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다. 지난해 8월 기록한 94억3000만달러 적자보다 33억6000만달러 늘었다. 올 2월 한 차례 소폭 흑자(7억4000만달러) 전환한 것을 빼면 재작년 12월 이후 14개월째 무역수지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적자 기조의 최대 요인은 에너지 수입 부담이었다. 이달 3대 에너지원 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157억9000만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4분의 1 이상(26.8%)을 차지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고공 행진이 재작년 말부터 시작되면서 전년(161.7억달러)대비론 2.4% 줄었으나, 최근 10년 1월 평균(102.5억달러)과 비교하면 여전히 1.5배 이상이다. 특히 재작년(68.8억달러)과 비교하면 2.3배에 이른다.
원유 수입액은 69억4000만달러로 작년보다 10.0% 줄었으나 난방 수요가 몰린 가스 수입액은 67억7000만달러로 작년보다도 6.0% 늘었다. 석탄 수입액(20.8억달러)도 0.3% 증가했다. 도시가스·열 요금이 작년 누적 인상분과 한파가 겹치며 ‘난방비 폭탄’으로 닥쳐온 가운데, 대외적으론 추가 요금인상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가스 수입의 약 80%를 도맡은 공기업 한국가스공사(036460)의 재정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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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수출 부진도 무역적자를 심화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6월부터 둔화하기 시작한 한국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1월 수출 감소율(-16.6%) 작년보다 빨리 찾아온 설 연휴 여파로 최근 들어 가장 가팔랐다.
특히 한국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반 토막 났다. 작년 1월 108억달러에 이르렀던 반도체 수출액은 올 1월 44.5% 줄어든 60억달러까지 줄었다. D램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 하락과 판매 부진이 겹쳤다. D램 고정가는 지난해 1~4월 3.41달러에서 올 1월 1.81달러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또 다른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화학(38억달러·25.0%↓)과 기계(39억달러·15.8%↓), 철강(27억달러·25.9%↓) 등도 부진했다. 자동차(50억달러·21.9%↑)와 석유제품(41억달러·12.2%↑), 선박(14억달러·86.3%↑) 등이 선방했으나 수출 부진의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정부 수출목표 빨간불…“모든 지원역량 결집”
연초부터 수출이 대폭 감소하며 정부의 올해 수출 목표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역대 최대이던 지난해 수출액(6800억달러) 수준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현 추세라면 큰 폭 감소가 불가피하다. 정부는 국제 에너지 위기의 수혜를 본 중동 지역의 수출 확대 등을 통해 활로를 찾을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현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지원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며 “무역금융과 인증, 마케팅 지원과 함께 원자력발전과 방위산업, 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바이오·에듀테크 등 유망 분야로의 수출 다변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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