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밤샘 대화·막판 진통…與의 일주일

민주당-의협, 4일 협상 타결
전날 만나 새벽까지 합의문 작성
서명식 1시간반 연기..막판 진통
한정애-의료계 물밑 대화도 수차례
與, 정부 책임론에 부담..입장 선회
  • 등록 2020-09-04 오전 11:58:55

    수정 2020-09-04 오후 1:25:52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의사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해 파업을 벌이던 의료계와 정부·여당이 4일 밤샘 협상 끝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정부·여당은 공공의대 등의 정책 시행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의료진도 2주 만에 현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민주당과 의료계는 이날 새벽 합의문을 작성하고도 막판 진통을 겪었다. 대한의사협회와 민주당의 합의문 서명식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오전 8시30분에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1시간 넘게 지연돼 10시께가 돼서야 열렸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오른쪽)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의대 정원 확대, 공공 의대 신설 추진 원점 재검토 등을 내용으로 한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에 서명한 뒤 주먹을 맞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 유동수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8시30분께 당사에 도착해 최대집 의협 회장을 기다렸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날 오전 이미 중앙대책안전본부 회의에서 협상 타결을 발표한 뒤였다. 합의문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의 입장 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의료계와 각을 세웠던 민주당은 이번주 이낙연 대표 체제로 전환과 맞물리면서 사태 수습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퇴임 직전까지 의료계 파업을 ‘진료 거부’라고 비판하면서 불이익을 경고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의료 대란이 일 조짐이 보이는데다 의료 파업이 장기화되자 정부 책임론도 함께 부각되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의사국가시험 실기 시험을 1주 연기했다.

특히 협상 타결에는 한정애 정책위의장의 공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책위의장은 지난 1일에도 최대집 회장에 비공개 면담을 요청해 대화를 나눴다. 한 정책위의장은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먼저 한 발 물러섰다. 그는 정책위의장을 맡기 직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때부터 의료계와 물밑 대화를 시도했었다.

한 정책위의장이 최 회장을 만난 다음날인 2일에는 여야가 공공의료 논의를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국회 공공의료 특위(가칭)에선 의료계가 요구했던 △의료전달체계 개편 △수련 환경 개편 △지역 가산 수가 신설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협상 타결 전날인 3일에도 의협·전공의·전임의·민주당 관계자가 만나 자정을 넘김 시간까지 머리를 맞댔다.

민주당과 의료계의 합의로 정부의 전공의 고발 등 혼란도 수습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국민 여러분께서 여러날 걱정하시고 크나큰 불편을 겪으셨다”며 사과했다. 그는 “(의료계 집단 휴진) 과정에서 생겼던 의사국가고시의 우려가 해소되고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며 “전공의 고발 문제도 최선의 방법으로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고발 취소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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