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씨드릴 파산 우려에 주가급락…회사측 "유동성 문제 없다"

  • 등록 2017-02-07 오전 10:48:06

    수정 2017-02-07 오후 2:22:34

[이데일리 박수익 성문재 기자] 글로벌 유전개발업체 ‘씨드릴(Seadrill)’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회사와 1조1800억원(10억4000만 달러)규모의 드릴쉽 계약을 체결한 삼성중공업(010140) 주가가 7일 장중 급락하고 있다.

오전 10시 40분 현재 삼성중공업 주가는 전날보다 5.21% 급락한 1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장초반에는 매도세가 몰리면서 7%대 하락률을 보이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이 씨드릴에 시추설비를 인도하는 시점이 다음달이어서 당장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주가 급락 배경으로 해석된다. 한 척에 5억~6억 달러에 달하는 드릴쉽은 선수금을 적게 받고 잔금 대부분(70~80%)을 인도 시점에 받는 ‘헤비테일’ 방식의 계약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발주처인 씨드릴 파산이 현실화되면 당장 삼성중공업은 배를 다 만들어 놓고 다음 달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조 단위 자금을 적기에 회수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가 된다. 헤비테일 계약에 따라 선수금을 20~30% 받았다고 가정하면, 삼성중공업이 다음 달 받아야할 인도대금은 약 7000억~8000억원에 이른다.

다만 시드릴이 현재 당장 파산 위기에 처한 상황은 아니라 채권단 공동관리 수준의 절차가 예상된다는 현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만약 인도시점이 늦춰지더라도 삼성중공업 측의 귀책사유가 없기 때문에 인도 지연에 따른 비용 청구까지 가능할 것으로 조선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측은 “씨드릴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2조원 정도 현금이 들어올 예정이라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009540) 계열은 비교적 씨드릴 디폴트 가능성에 따른 주가 영향이 덜 한편이다. 현대중공업 계열 삼호중공업이 2011년 계약한 1척이 있지만 이미 발주 취소가 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씨드릴과 2척, 약 1조2000억원 수준의 계약이 맺어져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주식거래정지상태여서 당장 주가 영향은 없지만 올해 예정된 90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스케줄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다. 다만 씨드릴과 계약은 시추설비 인도 시점이 2019년 1월이어서 애초 올해 회사채 만기 스케줄과 연동한 자금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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