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전성시대]①한계는 없다..떠오르는 행동주의 투자

애버크롬비·소더비, 이번 달 신규 사외이사 임명
자산 운용규모 나날이 확대..2008년의 3배 달해
  • 등록 2014-05-13 오후 2:00:20

    수정 2014-05-13 오후 2:00:20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1. 의류업체 애버크롬비 앤 피치는 이달 초 사외이사를 4명을 새로 임명했다. 허드슨스 베이 부회장 보니 브룩스와 전(前) 랄프 로렌 미디어부회장 사라 갤러거, 파슬그룹의 다이앤 닐과 언스트 앤 영의 스테파니 션이 바로 그 대상자였다. 아서 마티네즈 애버크롬비 회장은 “이들 사외이사는 모두 연관성 있는 배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사외이사 임명에는 행동주의 투자펀드 인게이지드 캐피털의 압력이 크게 작용했다.

2. 미술품 경매업체 소더비는 지난 5일 신임 이사 3명을 임명했다. 새 이사직에는 행동주의 투자자의 대표격인 대니얼 롭 써드포인트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됐다. 이들은 앞으로 경쟁업체 크리스티의 현대 미술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오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 investor)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해지고 있다. 앞서 언급된 두 기업의 경우 행동주의 투자자들 압력에 못이겨 이사진에 변화를 준 대표적인 사례다.

대니얼 롭 써드포인트 최고경영자(CEO)(출처 : 써드포인트)
최근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는 투자자만 해도 ‘행동주의 투자자의 대부’격인 칼 아이칸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회장을 비롯해 대니얼 롭 써드포인트 CEO와 빌 애크먼 퍼싱 스퀘어 회장, 데이비드 에인혼 그린라이트 캐피털 대표 등 수십 명에 이른다. 이들의 공략 대상은 소규모 기업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대표적인 IT기업 애플과 이베이, 소매업체 J.C페니, 의류업체 애버크롬비, 심지어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무한대의 영역을 자랑하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기존의 다소 소극적인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투자방식을 선호하는 점이 두드러진다. 기존에는 기업의 미래 실적을 분석하고 예측해 투자하는 방식이 주종을 이뤘다면 이제는 직접 경영에 개입하고 기업의 미래 실적을 바꿔 적극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의 자산 운용 규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연기금과 뮤추얼 펀드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자금도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정보분석업체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기준으로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헤지펀드가 운용한 자산 규모는 2008년의 3배인 930억달러(약 95조1483억원)로 늘어났다. 10여년 전만 해도 자산 운용 규모는 12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보 제공업체 팩트셋 샤크워치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기업과 행동주의 투자자들간 합의는 20건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다 타이 기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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