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산업재해 예방의 '달인' LG전자 황원환 차장

LG전자 창원2공장에서 21년째 안전관리 수행
산재예방 10개 자격증..동종업계 최하 산재율
  • 등록 2011-09-22 오후 5:14:37

    수정 2011-09-23 오전 8:41:0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안전한 근로 환경이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생각에 불철주야 구슬땀을 흘리는 황원환 차장(51세).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이달의 산업재해 예방 달인`으로 뽑힌 황 차장은 "가문의 영광"이라며 얼굴 가득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달의 산업재해 예방 달인`으로 선정된 황원환 LG전자 차장
황 차장은 LG전자(066570) 창원2공장에서 21년째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에어콘과 세탁기 브랜드인 `휘센`과 `트롬`의 생산라인 전 과정에서 관리하며 4200여명의 근로자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21년째 같은 일만 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양손을 펴서 손가락을 보여줬다. 그리고 25년 전 사고 흔적을 더듬었다.

황 차장은 고교를 졸업 후 바로 군복무를 마쳤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불어 닥친 불경기에 취업이 막막해져 선배가 운영하는 철공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당시 힘만 믿고 파이프 절단기를 만졌던 그는 파이프 절단과정 중 깨진 칼날 파편에 왼손 검지 손가락을 다쳤다.   황 차장은 "다행히 뼈가 휘고 피부가 찢어진 정도에서 끝난 사고였지만, 만약 칼날이 목을 스치고 지나갔다면... 아직도 눈앞이 캄캄합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당시 사고는 안전복을 착용하고 절단기 사용법만 정확히 익혔어도 방지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안전지킴이를 자처한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공장 여기저기를 누비며 기계와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 거리만 하루 평균 10㎞정도. 21년이나 들여다본 만큼 이제는 앉아서도 어디가 문제있는지 확인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방심이 사고를 부른다라고 지적했다.

황 차장은 “안전은 보고 또 봐야한다”라며 “순간적으로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발로 뛰면서 확인하는 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노력 덕분에 그가 있는 기업의 산재률은 동종업계 산재율(0.55%)보다 훨씬 낮은 0.02%에 머물고 있다.

황 차장은 “안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라며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그만큼 공부도 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위험성을 정확히 아는 것만으로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만약에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생각해 보고 그때 내가 취해야하는 행동을 미리 숙지한다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사고도 경미한 사고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며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회사의 차원의 재해예방에 대한 관심도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차장은 “안전 수칙을 지키려고 해도 회사가 제반비용 부담을 우려해 지키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사고가 나면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고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에게도 외면을 받는 만큼 재해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차장은 위험물관리산업기사, 응급처치 강사자격, 기계기능사, 크레인·프레스 자체 검사원과 같은 안전과 직·간접적 관련 있는 10여개 분야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지갑 속에 수두룩한 안전관리자격증에 놀라자 그는 아직도 멀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앞으로는 위험물기능장자격증에도 도전할 생각”이라며 “경제발전 속도와 달리 안전의식 여전히 희박한 상태여서 근로자들의 의식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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