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논하면서 '바이오 제약'을 가장 먼저 꼽았던 이유도 이 사업이 앞으로 삼성을 먹여 살릴 잠재력이 있다는 판단이 컸다.
◇ "제약, 바이오로 재편중..폭발적 성장 예고" 일반 합성의약품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한 약이다. 따라서 화학의약품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인체 특정 부위에서만 반응하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의 제약시장은 바이오의약품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추세다.
지난 2006년 762억달러 규모이던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42억달러로 두 배가량 확대됐다.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의 비중도 11.9%에서 16%로 높아졌다.
오는 2020년이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600억달러, 전체 의약품 시장의 22%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의약품의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가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는 보통 40% 이상 약값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오리지널 신약과 비교하면 개발비용은 10분의 1, 개발기간은 절반에 불과하지만, 성공확률은 10배가량 높다.
특히 엄청난 수요를 있는 이른바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2013년을 전후로 대거 만료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급성장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연평균 40% 이상 성장해 2020년에는 905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대규모 투자와 원가 절감이라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반도체 등 전 세계 IT 시장을 장악해 왔다.
바이오시밀러 역시 대규모 투자와 정교한 공정 등이 사업 성공의 핵심 관건이라는 점에서 맥이 같다.
특히 일반 합성화학약품의 복제약은 화학구조만 같으면 100% 같은 성분의 약을 만들어 내지만,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한 약이기 때문에 제조 방법을 알더라도 똑같은 성분의 약을 만드는 것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굳이 복제약이라고 부르지 않고 '시밀러(similar)'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대규모로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고, 가장 비슷한 성능의 바이오시밀러를 오차를 최소화하며 만들어내는 공정 기술과 원가 절감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지난 2009년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처음 의지를 비쳤을 때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우리와 맞는다"고 말한 배경에는 이런 이유가 깔려 있다.
김준동 지식경제부 신산업정책관은 "국내 바이오 제약 시장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며 "삼성의 바이오산업 진출은 국내 바이오 제약 시장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