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윤진섭기자] 베트남은 한국과는 뗄래야 떼기 힘든 인연을 가진 나라입니다.한국군이 처음으로 해외파병된 곳이 베트남이고,베트남 전쟁 특수는 한국경제에도 크게 도움이 됐지요.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인과 현지 베트남인 사이에서 태어난 라이 따이한 역시 한국과 베트남의 독특한 인연을 상징하고 있습니다.최근 베트남의 건설현장을 취재하고 온 윤진섭 기자는 베트남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상식들이 많다고 합니다.
월남스키부대, 월남에서 돌아온 쌔까만 김상사, 월남치마, 월남뽕...우리나라사람들이 사용하는 일상의 언어에 월남이란 나라는 수 없이 등장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게 있어 베트남은 가까운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인식이 자리 잡은 데는 1964년 12월 비전투부대인 비둘기부대(주월한국군사지원단)을 시작으로 청룡부대, 백마부대, 맹호부대, 그리고 해군의 십자성 부대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전쟁에 참천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처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베트남에 대해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을까요?
제 개인적으로 베트남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베트남을 방문하고 난 뒤 의외로 저희들이 `베트남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다`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자 그럼 베트남에 대해 저희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되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베트남엔 스키부대가 없다`에 대해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흔히 군대를 갔다 온 분들 중에 `내가 베트남 스키부대 출신이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마디로 한국에만 존재하는 전설의 부대인 셈이죠.
이런 이야기의 밑바탕에 베트남은 동남아권으로 사시사철 20~30도를 오르내리는 곳으로 `눈 자체가 있을 수 없다`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엄밀히 말해 틀린 말입니다. 베트남에도 눈이 내리는 곳이 있고, 스키부대 역시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베트남은 중국과의 국경에서 가마우곳까지 남중국해(海)를 따라 남북으로 좁고 길게 뻗은 국가입니다. 국토의 4분의 3이 산지로 되어 있죠. 특히 북서부의 중국, 라오스와의 국경 부근은 안남산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이 안남산맥에 2400미터 이상 되는 산이 11개가 존재하고 판시판과 뿌루옹, 랑꿍 등은 3000미터를 넘는 산들입니다. 이 곳에 겨울이 되면 눈이 내립니다.
`우리나라에서 1억원을 갖고 가면 베트남에서 주택을 2~3채 소유할 수 있다`
분명 베트남 주택가격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베트남의 주요 지역의 땅값은 우리나라의 명동에 준하는 시세를 형성하고 있어 이 역시도 틀린 말입니다.
실제 하노이 시내 `황금어장`이라고 하는 상업지구의 시세는 한화로 평당 1억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또 호치민 시내 서쪽에 위치한 촐롱이나 레로이대로와 함기대로등 호치민시내의 대로가 모두 만나는 벤타인 시장의 경우 평당 1억1000만~1억2000만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명동 스타벅스 자리가 평당 1억3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시세인 셈이죠.
베트남 중심지 외곽지역 역시 만만치 않은 땅값 시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호치민시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꾸지지역의 경우 나대지 평당 시세가 200만~250만원을 형성, 우리나라 수도권 못지않습니다.
특히 호치민 신도시 예정지구인 탱치교 인근 지역은 투기붐이 일어 땅값이 기존의 서너 배인 ㎡당 90만원대(한화 평당 300만원대)까지 급등한 상태입니다.
주택을 임대하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반적인 외국인이 방 3개 정도의 주택을 렌트하는 데 월 500~600달러가 들어갑니다. 특히 한국형 아파트에 거주하려면 월 임차료는 약 1200~2000달러를 호가할 정도입니다.
특히 외국인들은 땅이나 주택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임대를 해야 하는 데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임대료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현지 거주 한국인이 이야기를 하더군요.
여기서 한 가지, `베트남은 사회주의국가인데 개인이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고 팔 수 있나?`라고 질문하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분명 사회주의 국가입니다. 그러나 1986년 `도이모이(쇄신)`정책에 의해 문호가 개방된 이후 부동산은 원칙적으로 국가 소유지만, 일반인이 영구적으로 사용권을 갖고 있고, 이를 거래하는 것도 허용된 상태입니다. 사실상 개인 소유나 다름없다는 이야기죠.
`베트남 민족은 모두 동남아 민족이다`
일부 동남아 계열이 섞일 수 있지만 베트남 민족은 중국계, 몽고계가 가장 많습니다. 베트남 인구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베트남인(킨족)은 수천 년 전에 중국 화남지방에 거주하는 월족(越族)이 북부 베트남으로 이동해 자리를 잡아 형성된 민족입니다. 그래서 상당수 베트남 아기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태어날때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에서 자동차, 오토바이 가격은 싸다?`
흔히 베트남을 갔다 온 분들은 `평생에 볼 오토바이를 원 없이 봤다`고 합니다. 실제 호치민의 인구가 하노이는 400만, 호치민은 800만명으로 추산되는 데 이들 지역에 있는 오토바이는 각각 600만대와 1000만대에 달한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1가구 2 오토바이 소유`인 셈이죠.
그런데 이 오토바이 가격은 1500cc 이하 시세가 한화로 1000만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웬만한 중소형 자동차와 맞먹는 가격인 셈이죠. 또 하나, 하노이의 경우 옛 대우그룹이 동남아 전초기지로 생각할 만큼 공을 들인 곳으로, 대우자동차가 많습니다.
특히 소형자동차인 GM대우의 마티즈가 곳곳에서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이 마티즈의 시세도 한화로 1500만원에 달하는 실정입니다. 국내의 경우 아반테 1.5 플옵션이나 2.0 자동차 가격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베트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경제, 문화, 기후조건 등에 있어 잘 알려지지 않은 구석이 많습니다. 또 일부 분야에선 한국을 뛰어넘는 것도 있습니다.
베트남 민족은 뛰어난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베트남은 연간 30억 배럴의 석유가 생산됩니다), 그리고 근면성을 바탕으로 `제 2의 한국`을 꿈꾸고 있는 곳입니다. 물론 이런 노력은 중국에 이어 아시아권에서 경제성장률 2위라는 성적표로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떠오르는 용으로 급성장하는 베트남에 대해 사뭇 많은 것을 알게 했고, 많이 알아둬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한 취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