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위기 헝다그룹, 달러 채권자들과 협상 돌입

대리인 간 잠재적 대화 위한 비공개 합의 체결
채권단, 헝다에 프로젝트 및 자산 현황 공유 요청
헝다, 40개 프로젝트 재개하며 자금 숨통 전망
오는 29일, 내달 11일 이자 지급 유예 만료가 고비
  • 등록 2021-10-28 오전 11:32:59

    수정 2021-10-28 오전 11:32:59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헝다그룹(영어명 에버그란데)이 달러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들과 협상을 시작했다. 채권자들은 현재 헝다그룹의 프로젝트 상황과 유동성 및 자산 상황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할 것을 요청했다.

28일 블룸버그통신은 헝다그룹 자문사인 훌리한 로키와 애드미럴티 하버 캐피털이 해외 채권자들을 대행하는 모엘리스, 커크랜드&앨리스와 향후 이뤄질 잠재적 대화를 위한 비공개 합의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각 자문사들은 블룸버그에 별도의 입장을 전달하지 않았다.

헝다그룹 로고(사진=AFP)


채권단, 헝다에 프로젝트 및 자산 현황 요구

채권단은 지난달 중순부터 헝다그룹과 대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채권단은 헝다그룹의 프로젝트 및 유동성, 자산 등에 관한 정보를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채권이 해결될 때까지 역외 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란 보증도 요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차입금을 바탕으로 공격적 확장을 진행하던 헝다그룹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대출을 옥죄면서 급속도로 무너졌다. 현재 헝다그룹은 전체 부채는 약 2조위안(약 370조원)에 달한다. 이 중 대부분은 채권 발행과 은행 대출로 중국 본토에서 조달한 것이고 역외에서 발행한 달러 채권은 20억달러(약 2조4천억원) 규모다.

그동안 헝다그룹은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를 일부 지급했지만 달러 채권 이자는 미납했다. 지난달 23일, 29일, 이달 11일에 달러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빠졌던 헝다그룹은 지난 20일 가까스로 지난달 23일 지급해야 했던 이자 8350만달러(약 980억원)를 납부해 급한 불을 껐다.

또 헝다그룹은 점보 포춘 엔터프라이즈 발행 채권의 만기를 지난 3일에서 내년 1월까지 3개월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헝다그룹의 협력사 점보 포춘 엔터프라이즈가 발행한 채권 규모는 2억6000만 달러(약 3062억5400만원)에 달한다.

건설 중인 중국 주택(사진=AFP)


40개 프로젝트 재개…쉬 회장 개인 자산 이용 가능성도

최근 헝다그룹은 광저우(廣州), 포산(佛山), 후이저우(惠州) 등 광둥성의 주장(珠江)삼각주 일대에서 전날부터 건설 현장 40곳의 운영을 다시 시작했다.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부동산 상품을 완공해 고객에게 인도해 잔금을 받게 되면 자금 사정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헝다그룹은 전망은 여전히 ‘바람 앞 등불’인 상황이다. 당장 이번달 29일과 내달 11일에도 각각 4750만달러(약 568억1000만원), 1억4800만달러(약 1776억원)에 달하는 달러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헝다는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약 2조원에 달하는 홍콩 본사 건물과 부동산 관리 자회사인 헝다물업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지만 실패했다.

중국 정부는 헝다그룹 위기에 쉬자윈 헝다그룹 회장에게 개인 재산으로 채무 위기를 해결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쉬 회장의 개인 자산이 현재 헝다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수 있을 진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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