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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미국 국채 금리를 매도해 미국 시장 금리를 인상하고 미국 경제를 압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무역전쟁을 격화시켰다. 게다가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 제품에 대해 연간 300억달러의 관세를 광범위하게 부과하는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금액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는 미국 매체 폴리티코의 보도가 전해지며 양국의 갈등은 더욱 불이 붙고 있다.
미국 재무부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물량은 1조1800억달러 수준이다. 중국의 미국 국채보유액은 2007년께 4780억달러였지만 2010년 1조1600억달러로 급증했다. RJ 갈로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스 선임 매니저는 “중국은 엄청난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며 “무역전쟁의 패는 미국만 쥐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중국 정부가 미국 국채를 매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양국의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시장에선 중국이 국채 매각으로 미국을 압박할 것이라 전망했고 그때마다 중국은 잘못된 정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 역시 국채 매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기업과 개인의 세금 부담을 8000억위안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예상되는 중국 정부의 세입 중 5.2%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족한 세수를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는 달러화 가치 약세를 선호하고 있다. 약달러는 다른 나라의 미 국채 매입을 꺼리게 하거나 보유 중인 미 국채 매각을 부추길 수 있다. 실제로 이미 중국은 미국 국채 매입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은 31억달러 매도했고, 11월에도 100억달러 이상 팔아 치웠다.
하지만 대두나 목화 등 농산물에 대해 관세를 부가하는 방안 역시 중국이 들고 있는 패 중 하나다.
중국 영자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일시적으로 미국산 대두 수출을 중단한다 해도 중국 시장은 안정적”이라며 “중국이 미국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대두를 겨냥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중국은 무역전쟁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