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비밀병기’ 주목한 기업‥경제적 효용가치 극대화
드론은 전장(戰場)에서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들고 위험부담이 적으며 선별적으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드론의 장점은 산업 분야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드론은 이동과 접근성이 뛰어나다. 도로가 막혀도, 심지어 도로가 없는 곳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드론은 사람을 보내기 위험한 곳도 접근이 가능하다. 아마존 같은 유통업체가 드론 가능성에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도 이같은 특성 때문이다. 이에 따라 드론을 잘 활용하면 물류와 유통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게다가 와이파이 환경에서 네트워킹 기능과 결합하면 어디에서든지 통제가 가능하다.
게다가 기술의 발전은 드론 값을 낮추고 있다. 이는 드론이 경제적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물론 아직은 드론 제작비가 비싼 편이다. 최근 드론을 상업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제작비 하락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상업화는 기술 발달을 촉진하고 드론 시장의 진입 문턱을 낮춰 다시 투자를 끌어들이는 선순환구조가 구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드론 전문업체 3D로보틱스가 자동 이착륙, 자동복귀, 입력된 위성항법장치(GPS) 좌표로 자동비행하는 기능을 갖춘 드론을 750달러(약 77만원)에 내놨다. 업계에서는 치솟는 인건비와 해고 부담이 덜한 드론이 사람을 대체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배달부’부터 하늘 위 와이파이 기지국‥영역 넓히는 드론
아마존은 5년 내 무인 항공기 배달 서비스 ‘프라임에어(Prime Air)’를 도입할 계획이다. GPS가 달린 드론 ‘옥토콥터(Octocopter)’가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물품을 싣고고객 집 앞까지 제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구글도 올해 4월 태양열 무인 항공기 제작업체 타이탄(Titan)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했다. 드론을 활용해 하늘위에 와이파이 기지국을 만들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드론은 이 밖에 해안과 도서 정찰, 산불 발생 감시와 진압 통제, 황사·해일·태풍 등 기상 관측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10년 뒤 100조 시장‥ ‘I가구 1 드론’ 시대 열리나
미국 방위산업 전문 시장 분석업체 틸(Teal)그룹이 추정하는 전세계 무인 항공기 시장은 올해 64억달러 규모다. 현재 무인기 시장의 90%는 국방용이다. 9.11사태 이후 전쟁에 무인기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나머지는 60달러~1300달러 가격 선에서 팔리는 장난감 같은 레저용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허가받은 민간 무인 항공기 수는 545대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강한 자금력과 로비력을 갖춘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상업용 드론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농업·물류 배송·미디어·레저 활동 같은 분야에 활용되면서 상업용 무인 항공기는 2018년에 1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2020년까지는 군 수요가 드론 산업을 이끌겠지만 그 이후에는 민간으로 주도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앞으로 10년 후인 2023년 드론의 전세계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약 103조4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TV매출(1000억달러)과 맞먹는 규모다.
국제무인시스템협회(AUVSI)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드론 규제를 완화하면 무인 항공기 시장이 활성화돼 앞으로 3년간 7만 개에 달하는 새 직업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론 전문가 라이언 칼로(Ryan Calo) 미 워싱턴대학교 법대 교수는 “구글 같은 대기업이 드론 산업에 뛰어들면서 정책이나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