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위독.."뇌정맥혈전증 재발, 의식 없어"

  • 등록 2011-12-29 오후 5:13:09

    수정 2011-12-29 오후 5:17:17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민주통합당 김근태(64) 상임고문이 위독한 상태다.

수년간 파킨슨병을 앓아온 김 고문은 뇌정맥혈전증이 겹쳐 지난달 29일부터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뇌정맥혈전증이란 혈전(혈액 덩어리)이 뇌정맥에 생겨 혈액이 뇌에서 심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뇌출혈이나 뇌부종(뇌세포 내의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뇌의 부피가 커진 상태)이 동반되기도 한다. 김 고문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반도 재단 최상명 사무총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어제 저녁 7시 면회 때는 의식이 있었으나 오늘 오전 8시 면회 때부터 의식이 없는 상태"라며 "위중한 상태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 총장에 따르면 김 고문은 입원 후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했으나, 장기 투병 생활로 몸이 약해지면서 일주일 전쯤 폐렴이 발병해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폐렴 치료는 잘 됐으나, 뇌정맥혈전증이 다시 악화돼 현재 심장, 간 등 모든 장기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상태다.

병원 측은 29일 김 고문 가족들을 불러 김 고문의 상태가 위태롭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영 민주통합당 의원의 경우 김근태 고문의 위독 소식을 접하고 이날 부산에서 열리는 당대표 경선 합동연설회를 포기한 채 상경했다. 1965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직후부터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김 고문은 1971년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으로 2년간 수배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여년간 거의 모든 시국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5년 치안본부 남영동 분실에 끌려가 보름 동안 여덟 차례의 전기 고문과 두 차례의 물 고문을 받기도 했다. 1995년에 제도 정치권에 들어가 1996년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이후 3선을 했으나, 2008년 총선에서 낙선했다. 김 고문은 물고문 후유증으로 비염과 축농증에 시달렸으나, 고문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 때문에 치료를 미루다가 2006년에야 수술을 받았다. 고문을 받았던 계절인 초가을만 되면 한 달여 동안 외출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정신적 고통도 심했다고 한다. 2007년 대선 직전에는 파킨슨병 확진을 받아 약물치료를 받아왔다. 김 고문은 지난 10일 열린 딸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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