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제약사들, 해외시장서 길을 찾다

동아·한미·일양 등 완제품 수출계약·해외임상 개시
"치밀한 전략 동반되지 않으면 실패" 지적도
  • 등록 2011-08-11 오후 3:33:15

    수정 2011-08-11 오후 4:11:3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리베이트 규제, 약가인하 등 정부규제로 위기를 겪고 있는 제약사들이 수출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완제의약품의 수출 뿐만 아니라 신약개발단계에서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제약사들이 연이어 완제의약품의 해외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

동아제약(000640)은 지난 10일 중국 상해의약집단과 발기부전치료 신약 `자이데나`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자이데나는 미국 FDA 승인을 받고 진행한 임상3상시험을 완료하고 미국시장 진출 채비도 갖추고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3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천연물신약 `모티리톤`을 공급키로 하는 양해각서를 맺기도 했다.

한미약품(128940)은 최근 두 번에 걸쳐 미국 머크사와 고혈압 복합 개량신약 `아모잘탄`을 총 30개국에 수출키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규모는 10년간 20억달러로 국내사가 맺은 수출계약 중 최대 금액이다. 한미약품은 위궤양치료 개량신약 `에소메졸`의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특허소송도 진행중이다.

보령제약(003850)은 올해 초 자체개발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멕시코 제약사와 총 226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달 프랑스 제약회사와 `클란자CR` 등 개량신약 5개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영진약품(003520)은 항생제 `세프카펜`을 중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SK케미칼, 삼진제약, 대웅제약, 영진약품도 최근 완제의약품의 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는 행보도 늘고 있다. 애초에 임상시험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진행하면서 신속하게 현지 허가를 획득하겠다는 목표다.

일양약품(007570)은 백혈병치료 신약 `라도티닙`의 임상3상시험을 인도·태국 등 아시아권 6개국에서 진행한다. SK케미칼은 항암제 개량신약 `SID530`의 유럽임상을 마무리하고 현지 허가절차를 진행중이다.

동아제약은 자체개발한 슈퍼항생제 `DA-7218`의 상품화를 위해 다국적제약사와 손을 잡았다. 특히 미국 트리어스 테라퓨틱스에서 최근 독일제약사 바이엘로 이 제품의 판권이 이동하면서 개발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JW중외제약은 새로운 표적항암제 `CWP231A`의 임상1상시험을 미국에서 진행한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국내 의약품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제약사들도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두드리는 셈이다. 국내제약사들은 경쟁력을 갖춘 의약품이 없어 수출실적이 미미한 수준이다.

LG생명과학이 지난해 전체 매출 대비 40%를 수출을 통해 거두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녹십자와 유한양행의 수출 비중은 각각 13%, 12% 정도며 동아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등 대형제약사들의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10% 미만이다.

활발한 수출 계약이 제약사들에게 장밋빛 비전만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완제의약품 수출 계약은 당장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의약품의 경우 현지 보건당국으로부터 별도의 허가절차를 거쳐야만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의 임상시험도 성공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동화약품, LG생명과학, 부광약품, 일양약품 등은 다국적제약사와 손잡고 해외시장 진출을 시도했지만 다국적제약사간 M&A, 부작용 발현 등의 악재로 임상을 중단한 아픈 기억이 있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사 개발 의약품의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허가절차부터 치밀한 현지시장 공략 전략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마켓in]제약사 전방위 조사 왜? ☞[마켓in]관세 포탈 동아제약 압수수색 ☞동아제약, 발기부전치료신약 `자이데나` 中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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