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리, 이번엔 진짜 팔리나

권석철 사장 "외국업체들과 협상중"
경영난 심각성 노출
  • 등록 2005-01-13 오후 3:23:08

    수정 2005-01-13 오후 3:23:08

[edaily 김윤경기자] 보안업체 하우리(049130)를 둘러싸고 또 한 번 인수합병(M&A)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하우리는 3년여 전부터 끊이지 않고 `M&A` 이슈의 주인공이었지만 하나도 제대로 성사된 것이 없어 시장의 관심을 다소 잃은 상태. 그러나 이번엔 국내 업체가 아닌 외국 업체와의 M&A가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어서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M&A 노출 `장기화`..이번엔 외국업체와 협상중 3년여 전부터 국내 대기업 계열사 및 모 소프트웨어(SW) 업체와 M&A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던 하우리는 지난 해엔 호텔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부동산 업체, IT 관련 업체 등과 협상에 나섰으나 모두 결렬됐다. 하우리는 이어 `슈퍼개미` 경대현씨가 최대주주인 지티전자와 경영권 양도 계약을 맺었지만 주주총회에서 경대현씨와 우호 세력의 이사 선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권석철 사장은 보유 주식 90만주(지분율 5.1%)를 지티전자에 매도했고 잔여주식 210만주 가운데 일부도 경대현씨 등에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무산됐다. 권 사장은 당시 "앞으로도 매각 가능성은 열어둘 것"이라고 밝혀 매각 대상업체 물색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권 사장은 13일 "현재 외국 업체 4곳과 M&A 협상중이며 이 중 한 곳과는 협상 성사가 근접할 정도의 얘기가 오갔다"면서 외국 업체와의 접촉 사실을 시인했다. 권 사장은 "하우리의 국내 시장점유율을 염두에 두고 외국 업체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얘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단순하게 투자를 받을 지 경영권을 넘길 지 등은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우리의 의중은? 하우리가 끊임없이 `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경영이 힘겨워졌기 때문. SW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바이러스 백신 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의 아성을 깨기란 쉽지 않고 시장 자체의 성장성 한계 또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3년간 계속되는 적자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우리는 사실 매각과 함께 끊임없이 `다른 길`도 모색해 왔다. 지난해 7월 단기 수익원 마련을 이유로 게임업체 하이윈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M&A까지 검토했으나 현재 더 이상 일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엔 사업다각화가 목적이라며 영화관 건물을 매입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하우리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위치한 드림플러스영화관 건물을 130억원에 취득했으며 이를 통해 연간 10억원에 이르는 고정 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간 10억원의 수익을 위해 차입까지 해가며 영화관 건물을 매입했어야만 했느냐에 대해선 회사측도 이렇다할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무리수를 두거나 상식적으로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하우리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업계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하우리에 관심 보이는 외국업체 어디? 권 사장은 하우리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외국 업체는 보안 관련 업체라고만 밝혔다. 현재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는 외국 업체론 트렌드마이크로, 시만텍, 맥아피,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 등이 있으며 마침 이들 업체수가 권 사장이 말하는 4곳과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모두 M&A 계획에 대해선 "본사의 정책을 알 수 없다"며 입을 다물고 있다. 이들의 바이러스 백신 시장 점유율은 트렌드가 16% 가량으로 가장 높고 이들 모두를 합하면 약 20%에 이른다. 국내 백신 시장에선 안철수연구소가 65%에 이르는 절대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하우리가 약 15% 정도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외국 업체가 하우리의 점유율을 산술적 그대로 가져간다고 해도 안철수연구소의 아성을 깨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외국 업체들이 대대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하우리의 유통, 마케팅 능력을 살려 공격에 나설 경우 판도가 크게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의 논리를 차치할 때 국내 보안 시장의 태동과 함께 해 온 업체가 외국 업체에 넘어가게 된다는 소식은 안타깝게 들린다"면서 "특히 보안은 다른 SW 사업과 달리 안보와 직결될 뿐 아니라 향후 IT 환경 변화 속에서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기 때문에 외국의 먹이감으로 전락한다는 건 반갑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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