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선물 하락..한은총재 그림자에도 "움찔" 102.99p(마감)

  • 등록 2002-04-25 오후 4:14:30

    수정 2002-04-25 오후 4:14:30

[edaily 하정민기자] 25일 국채선물 6월물이 전일보다 4틱 낮은 102.99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4만1239계약이다. 최근 극심한 거래부진에 시달리던 국채선물 시장은 오랜만에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국채선물은 박승 한은총재의 발언으로 개장초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국은 미국경제 동조화를 거부한 나라로 4월 경제지표를 보고 금리인상을 결정하겠다"는 박 총재의 발언을 일부에서 "5월 금리인상 기정사실화"라고 해석하면서 국채선물 시장분위기는 싸늘하게 식었다. ADB 연차총회때문에 5월 금통위가 7일로 앞당겨진 것을 금리인상과 결부시키는 해석마저 등장할 정도였다. 5월 FOMC 결과를 보지않고 미국보다 먼저 콜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퍼졌고 6월 만기분 예보채 차환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국내증시가 40포인트 넘는 낙폭을 기록하며 870선으로 밀렸지만 하락분위기를 되돌려놓지는 못했다. 간밤 예상보다 부진한 3월 내구재주문 발표로 미 국채수익률이 폭락한 것도 마찬가지. "시기야 어찌됐든 금리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총재 그림자만 봐도 무섭다"는 농담마저 나오고 있다. ◇시황 이날 국채선물 6월물은 전일보다 9틱 높은 103.12포인트로 출발, 103.17포인트까지 올랐다. 3월 내구재주문지표가 부진, 지난밤 미 국채수익률이 큰 폭 하락한 영향이 컸다. 2년물은 10bp나 떨어져 개장전 채권시장 참가자들에게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반짝강세도 잠시, 박승 한은총재가 한 조찬강연에서 금리와 관련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시장심리는 얼어붙었다. 박 총재가 "한국은 미국과의 동조화를 거부한 나라이며 선거를 의식한 통화정책 운용도 없다"고 발언한데다 "4월 경기지표를 보고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기때문. 지난 16일 "신호 후 3개월내 인상" 발언으로 금리인상 시기가 6~7월경이라고 생각했던 시장은 폭탄을 맞은 듯 술렁였다. 일부 언론이 "5월 금리인상 기정사실"이란 표현을 쓰면서 국채선물은 순식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02.90포인트대로 하락한 국채선물은 예보채 차환발행 동의소식이 나오자 낙폭을 더욱 확대, 102.94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이후 한은이 총재발언 녹취록을 발표하면서 "금리인상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새로이 등장했고 저가매수세가 유입, 국채선물은 추가하락을 멈췄다. 이후 국채선물은 103포인트를 중심으로 팽팽한 매매공방을 나타냈다. 오후 투신권은 꾸준한 매수에 나섰고 이를 두고 "국채선물 매수-스왑 페이" 용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오전중 추격매수에 나섰던 증권사는 손절을 동반한 매도우위로 돌아섰고 외국인과 개인도 매도세를 이어가 투신권과 세력대결을 펼쳤다. 종료직전까지 103포인트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이 벌어졌으나 매수세력이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종가는 102.99포인트가 됐다. ◇인상 "시기" 에 너무 큰 의미 부여말아야 박 총재 발언으로 채권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됐다. 금리인상 시기가 5월이냐 6월이냐를 두고 팽팽한 논란이 벌어진 것. "5월 인상에 대비해 지금이라도 듀레이션을 줄여야한다"는 쪽과 "총재의 발언은 원론적인 수준인데 채권시장이 너무 과잉반응한다" 는 의견이 날카롭게 부딪히고있다. 선물회사 한 중개인은 "한은 총재의 과격한 발언이 하루 이틀도 아닌데 시장이 너무 오버슈팅한다"며 "설사 5월 금통위때 25bp를 금리 올린다쳐도 이미 다 반영된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의 키포인트인 수출 지표가 안 좋을 경우도 생각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투신권 한 딜러도 "5월에 콜금리를 인상하고 앞으로도 인상할 요인이 많다고 발언하지않는 한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야당은 예보채 6월 만기분까지만 차환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른 중개인은 "예보채 6월 만기분이 3660억으로 큰 규모도 아니고 어차피 국채나 예보채나 만기는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며 "무엇으로 차환하느냐는 중요하지않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도 "일단은 물량부담을 증가시키니까 좋은 뉴스는 아니지만 새로운 소식도 아닌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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