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클래식 좋아하시나요? 개인적인 고백(?)을 하나 하자면, 저는 클래식을 잘 모릅니다. 문화부에서 공연을 담당하고 있지만 클래식은 늘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클알못’(클래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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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물어봤습니다. 도움이 되는 조언이 있었습니다. 무작정 공연을 보기 전 먼저 음악을 들어보라고 합니다. 좋아하는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개봉 이후 영화에 등장한 말러 교향곡 5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클래식 공연의 종류부터 먼저 살펴볼까요. 크게 오케스트라 공연, 실내악 공연, 솔리스트의 독주회로 나뉩니다. ‘클알못’에게 가장 좋은 공연은 역시 오케스트라 공연입니다. 주변의 관계자,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공연 단체의 연주 수준을 따지기보다는 일단 ‘프로그램’에 집중해서 공연을 선택해보라고 하네요. 조금이라도 친숙한 곡을 듣는다면 그만큼 클래식과 가까워질 수 있으니까요.
오케스트라 공연의 매력은 다양한 악기가 등장하는 웅장함과 다채로움에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오케스트라 공연을 처음 관람한다면 악기들의 배치와 각각의 악기가 내는 소리를 유심히 들어보라고 합니다. 물론 음악을 연주하는 동안 딴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한 전문가는 “정말 연주력이 뛰어난 공연이라면 딴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고 하네요.
사실 이것도 하나의 예시일 뿐입니다. 안타깝게도 ‘클알못’이 클래식 ‘만렙’이 될 수 있는 정답은 없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클래식은 어렵다’는 부담을 먼저 내려놓고 여러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자신만의 ‘취향’을 찾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 취향은 자신만이 생각하는 좋은 연주와 나쁜 연주의 판단 기준입니다. 자신만의 취향에 따라 공연을 선택할 수준이 된다면, 그때가 ‘클알못’에서 벗어날 때가 아닐까 싶네요.
너무 뻔한 이야기였을까요. 그래도 저처럼 클래식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에겐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그럼 저는 오늘도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