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재무장관, 이란에 투자 가능성 시사…美 제재가 변수

알자단 장관, 이란 투자 가능성 질문에 "매우 빠를 것"
美 '對이란 제재' 적용 범위가 경제협력 변수
  • 등록 2023-03-16 오후 2:14:51

    수정 2023-03-20 오전 9:10:01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이란이 국교 정상화에 합의한 데 이어 사우디 재무장관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란에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이 핵개발을 지속할 경우 미국의 제재 등으로 양국간 경제 협력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10일 베이징에서 열린 이란·사우디 대화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무사드 빈 무함마드 알아이반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왼쪽부터),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NSC) 의장(사진=중국 외교부)


무함마드 알자단 사우디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 세계적인 부국인 사우디가 이란에 의미 있는 투자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우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합의된 원칙을 정말로 지킬 때 투자는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목표는 (중동을) 안정되고 국민의 수요를 만족하고 번영할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종파적 이유로 오랫동안 앙숙처럼 지내왔지만 이달 10일 중국 중재로 국교 재개를 선언했다. 2016년 외교관계를 단절한 지 7년 만이다.

이번 국교 정상화로 양국이 과거 맺었던 ‘협력에 관한 일반협정’, ‘안보협력협정’ 등 협력 기반도 복원됐다. 알자단 장관은 “우리가 합의를 지킨다면 관계 정상화와 상호 투자를 가로막을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란에 많은 기회가 있고 선의가 지속되는 한 우리는 이란에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도 사우디의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미국의 제재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란이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사우디와의 관계 회복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변수는 미국의 대(對) 이란 경제 제재다. 미국은 2018년 이란 비핵화를 위한 포괄적 공동행정계획(JCPOA)을 파기하고 이란에 다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후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 등 무기를 제공하면서 이란을 향한 미국의 제재는 더욱 강화됐다. CNBC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기존 제재가 사우디와 이란 간 금융 거래에도 적용될지 불확실하지만, 파괴된 이란 경제에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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