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큰딸 연락 차단에 배신감 느껴 살해 결심”

  • 등록 2021-04-09 오후 2:40:55

    수정 2021-04-09 오후 3:35:11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노원구 세 모녀 살해 사건’ 피의자 김태현(24)이 스토킹 상대였던 큰딸을 살해하기 위해 일주일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범행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큰딸의 가족 모두를 죽일 생각을 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서울 창동 도봉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기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서울 노원경찰서는 9일 김씨를 살인과 주거침입 등 5개 혐의로 검찰에 넘기면서 수사결과를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을 벌이기 일주일 전쯤 큰딸 A씨가 일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다른 사람인 척 온라인 게임에서 접근했다.

그 후 김씨는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살해 방식을 알아보고 지난달 23일 세 모녀의 아파트를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A씨와 온라인 게임에서 처음 알게 된 뒤 실제로도 세 차례 만났는데, 이 과정에서 다투게 됐고 이후 A씨가 단체 채팅방에서 자신을 욕하고 연락을 차단한 것에 배신감을 느껴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1월24일부터 두 달 가까이 A씨에게 수시로 연락하고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가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로 A씨에게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냈고, 공중전화로도 연락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김씨가 세 모녀를 모두 살해한 것이 우발적인 범죄였는지에 대해선 고의성을 가진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A씨에게 여동생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며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A씨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가족들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A씨의 주거지로 향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범행 직후 자신의 목과 배, 팔목 등을 칼로 찌르는 등 수차례 자해했다. 이후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이틀간 피해자들의 집에 머무르며 냉장고에서 음식과 술 등을 꺼내 먹는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지난 4일 김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경찰은 이튿날 심의를 거쳐 김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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