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늘어난 담보부채권, 中企자금조달·2금융권 먹거리 '부상'

"담보 확충으로 조달 비용 줄이고 발행 절차도 간편"
일각 "우량 담보 가진 中企 없어 활성화 힘들 것" 지적도
  • 등록 2013-03-22 오후 5:44:55

    수정 2013-03-22 오후 6:39:20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중소·중견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위축되고 신용도가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 간의 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담보부사채가 주목받고 있다. 담보를 제공한 만큼 중소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이 수월해지고, 투자자들은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틈새시장으로 뜨고 있는 것이다.

22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담보부사채 발행금액(공모+사모 합계)은 26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연간 발행금액인 2625억원을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올해 수치가 3개월 동안 발행금액인 만큼 올 한해 발행금액은 이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담보부사채 발행이 늘어난 이유는 웅진홀딩스(016880), 극동건설 법정관리, 쌍용건설(012650) 워크아웃 등 회사채 시장을 위축시킬만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탓이다. 담보를 늘려 신용을 보강해야 돈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점, 수요예측 절차가 필요없어 발행이 간편한 점 등도 담보부사채 발행금액 증가 이유로 꼽힌다.

실제 신용등급 BBB급인 동부팜한농은 지난 1월 일반 채권보다 한 등급 높은 A-로 담보부사채를 발행했다. 울산 비료공장을 담보로 연 4.1%~4.4%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현재 중견·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5%가 넘는 금리로 은행 대출을 받는 데 비하면 1%포인트가량 낮은 셈이다.

투자자로서도 담보권 설정으로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같은 등급의 무보증 회사채보다 높은 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는 만큼 발행자와 투자자 모두 윈-윈인 셈이다. 이 때문에 단위농협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상호금융권은 예탁금 비과세 혜택 연장으로 시중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역마진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고금리 담보부사채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소기업들이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우량 자산이 많지 않아 담보부사채를 활성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손주경 삼성자산운용 크레딧리서치팀장은 “중소기업이 가진 담보는 대부분 기계류인데 시장에서 선호할만한 담보는 많지 않다”며 “건물이나 부동산 등 우량 담보도 대부분 은행에서 담보로 잡고 있어 현실적으로 담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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