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는 지난 98년 출범당시를 제외하고는 외부인사 5명과 한은출신 인사 2명의 구도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한국은행법이 개정돼 부총재가 당연직 금통위원이 된 2004년 이후에도 박승 전총재와 이성태 부총재(현 총재)말고는 한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 금통위에 없었다.
금통위는 이같은 비대칭적인 구도로 인해 "외압없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콜금리를 결정한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외압에 약할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6일 이승일 서울외국환중개 사장을 부총재로, 심훈 부산은행장을 금통위원으로 내정하면서 98년 이후 처음으로 외부인사 4명 대 한은 출신 인사 3명의 구도가 만들어졌다.
현 금통위원중 김태동 위원과 김종창 위원은 7일 콜금리를 결정하고 이날로 임기가 만료되어 한은은 떠난다. 전국은행연합회 추천의 김종창 위원 후임으로 심훈 행장이 새로 오게 됐고, 대한상공회의소 추천의 김태동 위원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
그러나 청와대가 김종창 위원이 공직자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 김태동 위원 후임에 공직자를 선택할 것임을 시사한 터라 4 대 3의 구도는 그대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새 금통위원의 성향을 묻는 질문에 "중앙은행 출신은 아무래도 안정을 중요시 하는 경향을 띠지 않겠느냐"며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고 인하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인상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반문했다.
그러나 출신비율에 따라 금통위의 결정이 좌지우지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다른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 금통위원들이 한은 출신이 아닌 분들이 많지만 그간의 금리결정에서 오히려 인상에 더 적극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며 "금통위원이 외압에 약하다는 오해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는 하지만 출신만 놓고 금통위 성향을 해부하려는 것은 새로운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