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행 열차, 공항 안 부럽네” 예매 전쟁 꿀팁도[중국나라]

중국 열차 앱 12306, 출발~도착부터 다양한 정보 제공
열차 예매 관련 정보 통합 관리, 개인정보 보안 우려도
침대칸부터 고속열차까지 열차 천국, 춘절 때 예매 전쟁
  • 등록 2025-01-13 오전 10:53:50

    수정 2025-01-13 오전 11:09:38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한국에서 정부 부처를 출입할 때였다. 약 3년 반 동안 세종에 거주하며 서울을 자주 오가다 보니 어느샌가 고속열차(KTX)의 VIP급 회원이 됐다. KTX 앱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며 열차 예매 정도는 눈감고도 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고 자평했다.

중국에서 1년 넘게 생활하면서 화처(火車·중국의 열차)를 자주 이용하게 되는데 한국 못지않게 열차 예매부터 탑승까지 인프라가 잘 구성된 점이 인상 깊다.

중국 장쑤성 난징남역에 고속열차들이 주차돼있다. (사진=AFP)


우선 중국의 열차는 중국 철도국의 공식 앱인 ‘12306’이라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앱에서만 열차를 예매하는 건 아니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위챗)이나 중국의 여행 플랫폼 등에서 자유롭게 열차를 예매할 수 있다.

12306이 아니더라도 웨이신에서 열차를 예매하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열차 예매에 성공했다’는 내용의 문자가 온다. 해당 문자에 담긴 링크를 누르면 12306의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각 플랫폼에서 열차를 예매하면 해당 정보가 12306으로 전송돼 통합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23일 베이징에서 상하이로 가는 열차를 예매했다. 참고로 중국 열차는 △까오티에(시속 300km급 고속열차) △동처(시속 200km급 고속열차) △터콰이(특급열차) △콰이처(급행열차) 등 속도에 따라 등급이 구분됐다. 넓은 땅을 수십시간 열차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침대 열차도 보편화됐다.

열차표를 산 후 예매에 성공했다는 문자가 왔다. 문자 내 링크를 클릭하니 베이징남역에서 오전 6시 10분에 출발해 오후 12시 9분 상하이홍치아오역에 도착한다는 내용이 간단한 그래픽으로 표시된다.

내가 타야 할 열차의 번호와 좌석 번호, 역에서 출입구 또한 자세히 표기됐다. 아래 메뉴에서는 열차 내에서 주문할 수 있는 식사 메뉴와 열차 내부 소개, 현지 여행 상식, 도착지에서 내리면 연계되는 대중교통 등 자세한 정보들이 담겼다.

베이징에서 상하이로 가는 열차를 예매하면 출발·도착시간, 좌석번호, 기내식 등 다양한 정보가 담긴 링크로 이동할 수 있다. (사진=12306 앱 화면 갈무리)


중국 산둥성 지역 출장을 갔다가 오는 길에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열차를 타기 전 맥도널드 앱을 통해 햄버거를 주문했더니 다음 정차역에서 승무원이 직접 좌석으로 주문한 햄버거를 가져다줬다. 열차 예매뿐만 아니라 기차역의 음식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다.

중국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경우 기차역만 3~4곳에 달하지만 주말이나 연휴 땐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중국인들은 물론 가뜩이나 중국어에 서툰 외국인 입장에선 앱을 통해 간단히 예매함으로써 현장 예매의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온라인 예매가 되지만 KTX나 수서고속철도(SRT)를 예매하려면 각자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통합 관리가 되진 않는다. 중국에선 어디서나 열차 예매를 할 수 있고 정보도 통합 관리되는 셈이다.

다만 중국의 기차역은 공항만큼이나 보안이 삼엄한 것이 특징이다. 가방이나 몸을 수색하고 날카로운 칼나 가위 등은 반입이 금지된다. 열차에 탑승하려면 신분증(외국인은 여권)을 스캔해야 하고 얼굴 인식도 필수다.

통합 플랫폼 예매와 탑승 과정에서 나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어떻게 다뤄질지는 알 수 없다는 게 이곳의 현실이긴 하다.

중국 윈난성 지역에서 이용한 침대 열차. 보통 4인이 쓰는 침대 4개로 구성됐지만 이 열차는 더블 침대 1개와 2층 침대 1개가 배치됐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한편 중국은 이달 28일부터 시작하는 춘절(음력 설)을 앞두고 준비에 한창이다. 춘절 연휴 기간 열차 예매는 한국만큼이나 예매 전쟁이 펼쳐진다. 이럴 때일수록 12306 같은 앱의 적절한 활용이 필요한 듯하다.

최근 한 중국 매체는 춘절 연휴를 앞두고 예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우선 12306 같은 앱에서 표를 구매하기 전 미리 로그인하고 열차 출발지와 목적지 범위 등 구매 정보를 미리 입력하는 것이 좋다고 매체는 전했다. 열차 요금을 선불로 미리 지급하고 만약 첫 예매에 실패했다면 대기표를 구매해 취소표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온라인 밈으로도 활용되는 ‘오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차용한 시리즈입니다.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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