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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한국시간으로 17일 오후 9시 15분에 기준금리를 공표하고, 9시 45분부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요 외신 및 시장 전문가들은 ECB의 추가 금리인하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당초 시장은 ECB가 올해 12월까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ECB가 지난 6월과 9월 각각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어서다. 하지만 유로존 경기가 예상보다 더 둔화하자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그 폭이나 속도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이는 9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대비 1.8%를 기록, 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ECB 목표치인 2%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전달(2.2%)과 비교해도 크게 둔화한 수치다. 올해 3분기(7~9월) CPI 평균 상승률도 2.2%로 ECB 전망치(2.3%)를 밑돌았다.
특히 유로존 경제의 버팀목인 독일이 지난 9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3%에서 -0.2%로 대폭 하향조정한 것이 불안을 키웠다. 지난해(-0.3%)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한 것이어서다. 독일의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2002년(-0.2%), 2003년(-0.5%)에 이어 처음이다.
프랑스는 올 여름 파리 올림픽 특수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개인 소비는 정체 상태다. 프랑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8월 소매 매출은 전월대비 0.2% 줄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3개월 동안 사실상 제로(0)%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유로존 전체 GDP의 50%를 차지한다.
정치 리스크도 불안 요소다. 안으로는 경기둔화에 따른 극우 포퓰리즘 정책이 인기를 얻으면서 재정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밖으로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과의 직접적인 무역분쟁은 물론 미중 무역마찰에 휘말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은 이를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ECB 통화정책 위원인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하우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가 지난주 “10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말해 금리인하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블룸버그통신은 ECB 통화정책 위원들은 최근 민간부문의 경기위축 신호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것 같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금리인하를 가속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ECB가 오늘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시작으로 내년 6월까지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ECB의 목표치인 2% 수준까지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CB는 이날을 포함해 올해는 12월까지 두 차례 통화정책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내년엔 1월, 3월, 4월, 6월에 회의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