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기준금리 동결…"국채매입 축소는 7월부터"(상보)

단기금리 0~0.1% 유지…月6조엔 국채매입 규모 유지
위원 1명이 반대 "7월 경제·물가 전망 근거해 결정해야"
BOJ "금융사 의견 취합후 1~2년 구체 감액분 결정"
기대 빗나가 엔화가치 뚝…달러당 157.9엔까지 치솟아
  • 등록 2024-06-14 오후 2:27:13

    수정 2024-06-14 오후 3:03:4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은행(BOJ)이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다음 달 회의 이후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AFP)


1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BOJ는 이날 이틀 간 진행됐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단기금리를 현행 0~0.1%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어 7월 회의까지는 월간 6조엔 규모인 국채 매입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OJ는 지난달에도 5조 7000억엔어치의 국채를 사들였다.

금리인상, 즉 통화정책을 통한 긴축 대신 대차대조표 축소를 통한 양적긴축(QT)을 이행하겠다는 의미다. BOJ는 “7월 회의 이후 장기금리가 보다 자유로운 형태로 형성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국채 매입을 줄여나갈 방침”이라며 “은행, 증권사 등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견해를 취합한 뒤, 향후 1~2년 동안 국채 매입을 구체적으로 얼마나 축소할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BOJ는 지난 3월 8년 만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 17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무제한 국채 매입을 통해 장기 국채 금리 상한을 조작하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위험자산 매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채 매입 규모는 기존과 같은 월 6조엔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 단기금리 외에 통화정책에 사실상 큰 변화를 준 것이 아니어서 완화적 금융환경이 계속됐고, 무늬만 긴축이라는 평가 아래 엔화 약세가 가속화했다.

이에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장기 국채 매입을 줄이겠다는 뜻을 꾸준히 표명했고, 시장에선 이달 회의 이후 QT가 실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 6일 참의원(상원)에 출석해 “(국채 매입) 액수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발언했다. 또 지난달 초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요청에 따라 엔저를 촉발한 발언을 수정하기도 했다.

국채 매입 규모가 줄어들면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해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엔저 가속화를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9명의 위원 중 1명이 7월에 나오는 ‘경제·물가 정세 전망’ 리포트를 근거로 결정해야 한다며 반대의 뜻을 표했고, BOJ는 결국 현 상황을 유지하며 한 달 더 기다리기로 했다.

기대와 달리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적인 결정에 이날 엔화가치는 하락했다. 이날 오전 157엔대 초반에 머물렀던 달러·엔 환율은 BOJ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 157.9엔까지 치솟았다.(엔화가치는 하락) 이는 지난달 1일 157.99엔을 기록한 이후 약 한 달 반만에 최고치다.

BOJ가 보유한 국채 잔고는 2013년 YCC 정책을 시행한 이후 같은 해 3월 말 94조엔에서 작년 말 581조엔으로 약 6배 급증했다. 발행잔고에서 BOJ의 보유량은 54%로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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