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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11일 기준 6조 3200억달러(약 830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증권 시장에서도 1위 규모로, 2위인 상하이증권거래소 시가총액(6조 2700억달러·약 8200조원)보다 0.8% 크다. 도쿄거래소 시총이 상하이거래소를 앞선 건 2020년 7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다만 상하이와 홍콩·선전거래소를 더한 전체 중국 증시 규모는 아직 일본을 앞서고 있다.
거침없는 日 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기대도
이 같은 일본 증시 호황은 엔저 등으로 일본 수출 기업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관련주들이 증시 활황을 주도한 배경이다. 엔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도 일본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 도쿄거래소가 자사주 매입·배당금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독려한 것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그 결과 도쿄거래소 상장 기업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상인 기업은 2022년 말 49%에서 최근 56%로 늘었다. 시가총액이 회사 청산가치보다 커서 ‘최소한의 투자 요건’을 갖춘 기업이 늘었다는 뜻이다. 최근엔 거듭된 주가 상승세에 투자자 사이에 포모(FOMO·성공 기회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일본 증시는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좀처럼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는 중국 증시와 상반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서만 11일 기준 3.0%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하면 8.7% 빠졌다. 지난해 초만 해도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이후 비구이위안(에버그란데) 등 부동산 기업이 잇달아 무너지면서 빨간 불이 켜졌다. 여기에 미·중 갈등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과 중국 정부의 민간 기업 통제가 더해지면서 특히 외국 자금이 중국 시장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290억달러(약 38조원)에 가까운 중국 주식을 매도했다. 이는 일본 증시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졌다.
니시 데츠히로 노무라증권 집행위원은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일본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닛케이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