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계면활성제 없이 물과 기름 섞는 기술 개발

추민철 표준연 연구원, 초음파 이용해 기름입자 나노미터 크기로 분산기술 개발
  • 등록 2014-12-01 오후 12:00:41

    수정 2014-12-01 오후 12:00:41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화학물질인 계면활성제를 쓰지 않고 물과 기름을 섞을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추민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신기능재료표준센터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추민철 신기능재료표준센터장(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실온 및 대기환경에서 기름 입자를 ‘초음파 집속장치’를 이용해 물 속에 나노미터(1nm= 10억분의 1m) 크기로 분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분산은 한 물질이 다른 물질에 안정적으로 고루 퍼져있는 상태이다. 입자크기가 작고 균일하게 분산될수록 두 물질이 오랜시간 섞여있게 된다. 물과 기름을 혼합하기 위해선 기름 입자를 나노크기 수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연구팀이 만든 초음파 집속장치는 초음파 때문에 압력과 고온이 발생하는 ‘공동현상’(cavitation)을 최대한 높여 물 속의 기름 입자를 수십 나노미터 크기로 분해했다. 원통형 압전자를 이용해 제작된 이 장치는 물과 기름의 혼합 용액에 약 500kHz의 고주파수를 조사해 원통 중앙에 강력한 에너지를 집속한다.

연구팀은 이 장치가 혼합 용액을 순환시키도록 설계해 균질하게 분산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과 자동화 연속공정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추 센터장은 “물과 기름을 실온에서 계면활성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혼합할 수 있는 현존하는 유일의 기술이다”며 “인체 친화적인 화장품뿐만 아니라 의료와 식품분야에도 쓰일 수 있어 산업적·사회적 파급효과가 매우 큰 성과이다”고 평가했다.

이 기술은 또한 반도체와 페인트, 잉크, 의·제약, 음료, 약물전달물질 등 다양한 분야의 분산 공정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표준연은 이번 연구결과를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 독일, 중국 등에도 국제출원을 마쳤다.

집속 초음파를 이용한 나노 분산장치의 모식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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