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야 홍삼아 나 좀 살려다오"

드라마·뮤지컬 등에 투자하는 펀드 `소송 휘말려`
한우·홍삼 등에 투자하는 특별 펀드 `수익률 울상`
  • 등록 2011-01-04 오후 4:00:53

    수정 2011-01-04 오후 4:04:04

[이데일리 구경민 기자] 지난 2007년 방영됐던 드라마 `연인`. 조폭 두목(탤런트 이서진)과 여의사(탤런트 김정은)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드라마다. 실제 이서진과 김정은은 이 드라마에서 사랑을 키워 연인 관계로 발전되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받은 이 작품에 `투자`했다면 낭패다.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은 그 해 `현대와이즈 드라마 사모` 펀드를 45억원 규모로 설정, 드라마 제작에 투자했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

특히 제일상호저축은행은 "펀드 운용사로서 투자금 관리와 손해금 회수조치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와이즈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상태다.

프랑스 3대 뮤지컬 중 하나인 `로미오와 줄리엣`과 `십계`. 이런 대형 뮤지컬이 국내에 선보이면 상당한 이익이 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뜻밖의 사고가 터졌다. 지난 2007년 마이애셋자산운용이 사모특별자산펀드를 설정, 뮤지컬에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펀드매니저가 260억원 규모의 자금을 부당 편·출입하는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

마이애셋 `사모뮤지컬특별자산펀드`에 투자한 삼주유통 등 투자자들은 운용사인 마이애셋자산운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소송이 이어져 오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주몽`, `프라하의 연인`, `파스타` 등 대형 인기드라마를 제작했던 올리브나인. 올리브나인은 KT에 인수될만큼 드라마 히트 제작사로 앞날이 밝았다. 하지만 지속되는 적자와 경영권 다툼으로 올리브나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됐고 KT는 올리브나인을 다시 되파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올리브나인에 대한 투자의 결과는 역시 손실이다. `골든올리브나인한류드라마사모특별` 펀드 수익률은 지난 2006년 설정된 이후 줄곧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리브나인은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골든브릿지자산운용에 투자를 요청했고 지난 2006년 골든브릿지가 100억원 규모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을 설정했다.

이처럼 한때 한류 열풍으로 `문화 콘텐츠`가 각광을 받았다. 때문에 드라마, 공연 등에 투자하는 특별자산 펀드가 붐을 일었다. 하지만 결말은 씁쓸하다.

비단 드라마, 공연 등에 국한되지 않는다.

2007년 주식시장이 2000선을 뚫으며 펀드가 인기를 받자 그 인기에 편승해 한우, 홍삼, 그림 등 특별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없어서 못팔 정도였다.

역시 이들 특별자산 펀드의 수익률은 저조하다. 한우 펀드는 구제역 사태로 홍역까지 앓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으로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던 한우펀드는 사료값 상승에 구제역으로 인한 소비 둔화까지 겹쳐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대신자산운용의 `사모경기한우` 펀드는 설정 이후 2% 가까운 손실을 내고 있다. 그나마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GB사모한우예찬특별자산펀드`가 연초 이후 4%와 2 년 수익률 14%를 기록 중이다.

지난 10월에 선보인 현대스위스홍삼사모특별자산 펀드는 3개월 수익률이 2.5%에 이른다. 주식형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이 10%인 것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공모가 아닌 소수에게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범위가 더욱 넓고 외부로 투자 내역을 세밀히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가 더욱 크다"며 "트렌드에 편승해 내놓는 펀드들의 경우 더욱 세심하게 따져보고 가입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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